이해진·박현주 ‘1000억 스타트업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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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미래에셋과 손잡고 정보기술(IT)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각각 500억원을 출자해 ‘미래에셋-네이버 신성장 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하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맡는다.

AI·IoT 등 미래기술 발굴나서
미래에셋, 기업과 1대1 매칭
내년까지 1조 펀드 결성 추진

두 회사는 투자조합을 통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관련 우수 업체를 발굴·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자금 출자 없이 순수 민간 자금으로만 조성된 펀드가 미래 유망 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벤처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이번 펀드 조성을 앞두고 직접 만나 관련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 분야 벤처기업에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 외에도 LG그룹, 셀트리온, GS리테일 등과도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 성장산업 투자에 공감하는 기업들과 일대일 매칭 펀드 조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논의가 잘 진행될 경우 내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꾸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다양한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네이버는 이런 취지에 공감해 가장 먼저 펀드 조성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네이버 커넥트 2017’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겠다”며 “향후 5년간 기술과 콘텐트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IT 기업과 경쟁해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이 기술을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로 구현해 일반인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동영상 콘텐트 분야에 150억원, 이달 초 오디오 콘텐트 분야에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던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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