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6대1 뚫고 방청…"민주주의 무너뜨린 얼굴 보고 싶었다"

중앙일보

입력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첫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19일 오후 2시 10분 예정된 최씨의 공판준비기일 방청권을 가진 시민들은 오후 1시 전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여들었다. 방청객이 늘어선 줄은 길이가 약 50m에 달했다.

총 150석의 방청석 가운데 일반 추첨으로 배정된 자리는 80석이었다. 지난 16일 오후 213명의 시민이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를 찾아 방청권 추첨에 참여해, 경쟁률은 2.66 대 1이었다. 법원은 앞으로도 재판이 열리기 하루나 이틀 전 방청권을 추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정을 찾은 한 70대 방청객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사람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다”고 방청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50대 부부 방청객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의로운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 방청객과 취재 인파로 가득찬 형사대법정에 오후 2시 10분쯤 최씨가 입장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참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앞서 최씨 측은 “성실하게 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최씨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검은 색 뿔테를 쓰고 회색 수의를 입고 있었다. 취재진의 사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법정에서 최씨는 개명한 이름인 최서원으로 불렸다. 재판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고 최씨 측은 범죄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