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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소렌스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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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렌스탐이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진정한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4일(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주 블랙풀 로열리덤&세인트앤즈 골프장(파72.5천7백40m)에서 폐막한 2003 위타빅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소렌스탐(33.스웨덴)이 다음 목표로 '그랜드 슬램'을 설정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선수 생활 중 US여자오픈.나비스코챔피언십.LPGA선수권.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은 한 시즌에 이들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여자 골퍼로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소렌스탐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있었으나 4개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아직 없었다.

소렌스탐은 현재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어 새 목표 달성이 그렇게 불가능해 보이지만은 않다. 남자선수 못지않은 강력한 드라이브샷, 정확한 아이언샷,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트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게다가 정신력이 강인하며, 남자대회인 콜로니얼 대회의 출전 경험을 통해 골프의 지평을 한차원 높이기까지 했다.

소렌스탐의 진가는 이번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박세리(26.CJ.사진)와의 맞대결을 통해 잘 드러났다. 하이라이트는 박세리와 함께 공동선두로 맞이한 18번홀.

박세리가 3번우드로 한 티샷이 페어웨이 좌측의 분화구 모양의 벙커에 빠지는 것을 본 소렌스탐은 주저없이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페어웨이 곳곳에 도사린 벙커들을 피하는 길은 아예 넘겨버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페어웨이 양옆에 깊은 러프가 자리잡고 있어 '안전운행'이 요구되는 상황이었으나 소렌스탐은 '위험하지만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계산은 적중했고, 소렌스탐의 티샷은 홀을 1백8야드 남긴 지점에 떨어졌다.

소렌스탐은 쉽게 투온에 성공했고, 박세리는 레이업이 불가피해 3온에 그쳤다. 이 한타 차이가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소렌스탐은 합계 10언더파 2백78타로 우승했다. 박세리는 2위, 박지은(24)은 카리 웹과 함께 8언더파로 공동 3위.

박세리는 "소렌스탐을 이기기 위해서는 좀 더 연습을 해야 하겠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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