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다] 걱정하는 인형 (2)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걱정하는 인형’은 공부로 걱정 많던 주인공 도영이가 현지의 도움으로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등 기이한 경험을 하며 모든 걱정을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내일 반장선거를 할 예정이에요. 반장은 솔선수범을 보여 봉사하는 어린이여야 하고, 매달 첫 월요일 오후 3시에 전교 어린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해요. 숙제는 반장으로 누구를 추천할지 생각해 보고 자기가 반장이 될 수 있으니 공약 세 가지씩 써오는 것으로 하겠어요. 이상, 수업 마치겠어요. 이상한 데 가지 말고 곧장 학원이나 집으로 가고!”

후… 반장이라…. 사실 1학년 때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달에 한 번, 월요일이면 수학학원 빨리 끝내고 참석할 수 있을까? 수학학원 빠지면 밤 12시까지 보충해야 하는데…. 엄마가 허락하실까? 만약 후보 지원했는데 떨어지면 양치기한테 놀림받을 테고, 현지도 분명 지원할 텐데…. 만약 내가 현지를 이기면 양떼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 머릿속이 걱정으로 꽉 찼다. 집에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몰랐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가 날 부르셨다.

“황도영!”

뭐지, 이 불길한 예감은…. 아, 대체 뭐지… 제발 그것만은 안 돼. 아악… 절대 안 돼.

“도영아! 엄마가 부르시잖아! 빨리 안방에 가 봐.”

“알았어, 언니! 참견하지 마!”

“뭐? 이게 그냥!”

우리 언니다. 자기 동생인데 왜 이렇게 못생기고 공부도 못하냐고 하루 종일 시비를 건다.

“도영아!!!”

“알았어, 갈게!!!”

나는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엄마는 내 걱정대로 학원 전단지를 갖고 계셨다.

“엄마, 또 학원이야? 나 요즘 새 학기 시작해서 너무 힘들다고!”

“너, 학원 중에서 요리랑 미술은 네가 원해서 다니는 거잖아. 정 바쁘면 끊든지. 그리고 너, 엄마 얘기는 듣지도 않고 이러기야? 언니한테 대들기나 하고!”

“알았어.”

솔직히 요리·미술도 학원 다니기 싫다. 소질도 없고 만날 혼만 난다. 하지만 끊으면 엄마가 그 시간에 다른 학원을 등록하니까 시간 채우러 가는 거다. 다음 호에 계속

글=김태린(서울 하늘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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