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뮤지컬 '펑키펑키' 기대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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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성한(33.사진)씨는 여느 개그맨과 다르다. 남들이 TV에 목숨 걸 때 과감히 '컬트 삼총사'라는 이름으로 대학로 무대에 발을 들여 '개그 콘서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더니, 이제는 뮤지컬에 손을 댄단다. '개그맨이 무슨 뮤지컬'이냐며 뜨악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정씨는 자신만만하다. "개그맨이 무대에 선다고 했을 때는 뭐 안 그랬느냐"면서.

다음 달 5일부터 서울 명동 코리아극장을 개조한 전용극장에서 장장 1천일을 이어갈 정성한의 '펑키 펑키'는 주인을 닮아 여느 뮤지컬과는 다르다. 요즘 잘 나가는 해외 뮤지컬도, 그렇다고 사명감 운운하는 국산 창작 뮤지컬도 아니다. 그냥 두 시간 신나게 즐기면 그만인 관객 참여형 쇼, 일명 쇼 뮤지컬이다.

"사실 뮤지컬은 아니에요. 뮤지컬은 뮤지컬용으로 작곡된 노래가 중심이 되고 대사도 부자연스러운 뮤지컬 투로 진행되잖아요. '펑키 펑키'는 달라요. 이런 틀을 모두 깨는 거죠."

작품에 등장하는 곡은 대부분 잘 아는 팝송이나 가요고, 출연진들은 대사를 할 때 그냥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한다. 애드립은 대사를 까먹었을 때의 임시방편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다.

연출과 극본.구성까지, 그야말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면서 작품을 끌어가는 정성한은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작품 속에 꾸려넣는 것도 모자라 직접 출연까지 한다. 막이 오르기 전, 그리고 막간의 공백을 메워주는 DJ, 감초 역할이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할 때까지 어색하게 그냥 앉아 기다리잖아요. 저는 그 시간이 아까워요. 앞으로의 관객은 만들어진 뮤지컬을 보는 걸로는 만족을 못할 거란 생각도 들구요. 공연장을 가는 행위부터가 신나는 쇼의 시작이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작 전부터 극장 앞 길거리에서 배우들이 쇼를 벌이고, 뮤지컬 공연 직전에는 5분 짜리 입체영화를 상영할 거에요. 공연 중의 관객 참여는 기본이구요."

'춘향전'을 패러디한 '펑키 펑키'는 탤런트 정태우씨와 베이비복스의 이희진씨, 개그우먼 김지혜씨 등이 출연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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