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활용해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하게 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스테판 이스라엘 대표는 “위성은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스테판 이스라엘 대표는 “위성은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우리는 1000개가 넘는 위성이 매일 머리 위를 도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위성이 없다면 역사는 40년 뒤로 후퇴할 겁니다.”

아리안스페이스 CEO 이스라엘
한·불 수교 130돌 우주포럼 참석
“위성 멈추면 스마트폰·내비도 못써”

스테판 이스라엘(45) 아리안스페이스 대표(CEO)는 우주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위성 발사업체이자 유럽우주항공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아리안스페이스를 2013년부터 이끌고 있다. 1980년 유럽 각국이 공동 설립한 아리안스페이스는 현재 전 세계 상업위성 발사서비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가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열린 한불 우주포럼과 특별강연 참석을 위해 11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2013년 처음 한국에 온 이후 8번째 방문”이라며 “2020년까지 세계 10위 우주대국에 진입하려는 한국의 야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가로서 우주산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화성 정복부터 우주관광 개발에 이르기까지 우주산업은 수많은 기업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은 우리의 경쟁자인 한 업체에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과거 세계가 동-서라는 두 블록의 대립양상이었다면 이제는 우주개발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무한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우주개발이 우리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이제는 위성의 서비스가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렵다. 만약 위성이 모두 고장이 난다면 스마트폰 기능의 대부분은 물론,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기능도 멈출 것이다. 위성은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도구다. 특히, 자율자동차가 상용화되는 2022년에는 위성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망이 더 필요해진다.”
우주산업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우리의 목표는 위성을 활용해 인류의 삶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성을 이용해 전 영토에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주목한다. 중간궤도 위성을 통해 호주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사람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디지털 격차도 해소될 수 있다.”
우주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3D프린터로 발사체 제작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지금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보다 10배 정도 더 싼 엔진을 개발하는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지만, 지구로 돌아오는 추진력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든다.”
우주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낮은 궤도에는 현재 소형위성이 매우 많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를 방치한다면 충돌할 위험성이 점점 커진다. 우리도 현재 개발 중인 아리안 6호는 사용이 끝나면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작하려고 한다.”

이스라엘 대표는 달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한국의 우주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국가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프랑스국립우주연구센터(CNES)가 맺은 협력협정은 한국의 야심찬 우주프로그램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7개의 한국 위성을 발사하는 등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는데.
“한국은 1990년대 비유럽국 중 유일하게 아리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래서 우리 발사체에 유럽 국기와 한국 국기를 나란히 새기자는 구상까지 했었다. 2019년까지 3개의 위성을 발사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글=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