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매코널 “미 대선 러시아 개입 의혹 의회서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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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봉합됐던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의 관계가 러시아 해커들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놓고 다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공화당 지도부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를 공언하면서다.

폴 라이언(左), 미치 매코널(右)

폴 라이언(左), 미치 매코널(右)

매코널은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당파적인 문제도 아니다”라며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전면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한 바로 다음날이다. 특히 매코널은 “나는 정보기관들에 매우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중앙정보국(CIA)은 이타적이고 애국심으로 가득 찬 조직으로 목숨을 걸고 미국인들을 위해 무명의 헌신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라크 전쟁을 CIA의 잘못된 정보 탓으로 돌리며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졌다고 말했던 기관”이라고 말한 트럼프를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뉴욕타임스는 “매코널이 상원 조사를 지지한 건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사이의 마찰의 징조”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지도부, 트럼프와 다시 갈등

라이언도 같은 날 “우리 선거에 대한 해외의 어떤 개입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의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 결과에 의문을 던져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공세를 견제했다. 라이언은 “러시아의 개입은 특히 문제가 되는데, 그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의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깎아먹는 공격 국가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상원과 달리 하원 정보위원회가 실제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데빈 누네스 의원(켄터키)이 트럼프 인수위 멤버이기 때문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누네스가 “CIA나 연방수사국(FBI) 등 다른 정보기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하는 동안 하원 정보위는 이걸 잘 감시하겠다”며 이날 양당의 러시아 해킹 조사 요구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미 대통령 선거인단 10명이 이날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에게 관련 브리핑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19일 선거인단 투표 전에 정보당국의 수사 범위와 조사에 관여하는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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