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자라는 "10대 장대들" 한국농구 앞날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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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고농구팀의 평균신장이 여자실업 최장신팀보다 커지고 남자청소년 국가대표들의 키가 성인국가대표들과 엇비슷해졌다.
이러한 중·고교 농구선수들의 장신화는 세계무대에서 장신의 장벽에 부딪쳐온 한국농구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다.
중·고교선수들의 장신화 추세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나 올해 들어 1백95cm이상의 남고선수들이 12명(실업 8명), 1백80cm이상의 여고선수가 16명 (실업 13명)으로 성인선수들의 키를 앞질러 농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있다.
이러한 추세는 생활수준향상과 식생활개선에 따른 전체 청소년층 체위향상을 말해주는 것으로 앞으로 3∼4년 사이에 한국농구의 신장이 중공과 어깨를 겨룰만하고 서구선수들과의 갭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청소년대표팀의 평균신장은 남자가 1백88cm로 지난 3월 구성된 국가대표팀의 1백88·6cm와 거의 같은 수준이고 여자는 1백76·6m로 국가대표팀 1백77·8cm에 약1cm 차를 보이고 있다.
여고강팀인 인성여고의 경우 평균 1백76·1cm로 국내실업 최장신팀인 동방생명(1백72·2cm)보다 크며 여중선수들 중에도 1백78cm이상급이 10명이나 돼 「장대10대」들의 선수층은 연령이 낮을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이들 키다리 청소년선수들의 특징은 신체발육의 불균형을 보인 과거의 장신선수와 달리 민첩성을 경비, 체력의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최장신인 한기범 (한기범·기아산업)과 같은 2m7cm의 남고 최장신 정경호 (정경호·휘문고2년)나 여고장대 정은순 (정은순·1m87cm), 여중최장신 이희주 (이희주) 김영숙 (김영숙·이상 1백m84cm·선일여중3년)의 경우 모두 신체적 불균형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연성과 순발력이 뛰어나다.
숭의여고에서 23년간 농구코치를 맡아온 김학영 (김학영) 감독은 『최근 고교선수들의 신장이 2년마다 1cm씩 커지고 있다. 박찬숙 (박찬숙)의 고교시절에 비하면 이미 평균 5cm가량 커졌고 놀라운 것은 과거와는 달리 불균형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아시아지역에선 최장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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