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촛불집회] 대전 촛불집회… 죄수복 입은 박대통령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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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안 가결 후 첫 주말 촛불집회가 대전 타임월드에서 열렸다. 김성태 기자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환영하는 시국대회와 촛불집회가 10일 대전과 세종·충남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5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4차 대전10만 시국대회’에는 1만여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영하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 촛불집회를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시민발언대에 오른 둔산여고 1학년 송수인양이 자유 발언을 하고 있다.

시민발언대에 오른 50대 남성은 “박근혜 탄핵안 가결은 촛불의 승리이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승리”라며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을 무서워하는 정치인들이 바뀔 때 비로소 대한민국이 바로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둔산여고 1학년인 송수인(16)양은 “촛불을 든 시민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던 결과”라며 “세월호 7시간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은 만큼 촛불을 놓지 말고 끝까지 다함께 가자”고 말했다. 송양은 “박근혜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

현장 인터뷰에 참여한 권정술씨는 “집에만 있기에는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고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나왔다는 중학교 3학년 6명은 “시민의 도리라고 생각해 촛불집회에 동참했다”고 했다.

시국대회가 진행되던 중 오후 7시를 기해 시민들은 1분간 들고 있던 촛불을 모두 껐다.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인근 건물과 상가들도 7시에 맞춰 간판과 사무실의 불을 껐다. 몇몇 상가에서 불을 끄지 않자 시민들은 “불 꺼라, 불 꺼라”를 외치기도 했다. 이어 열린 마당극패 우금치 공연에서는 죄수복을 입은 박 대통령, 최순실·김기춘·우병우·김종, 문고리 3인방의 피켓이 등장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은 오후 7시20분부터 8시50분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어 오후 10시까지 시민발언과 밴드공연 등 뒤풀이 행사를 가졌다.

세종시 호수공원과 공주 우리은행 앞, 서산 호수공원, 천안 신부문화공원, 서천 봄의 마을 광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모여 탄핵가결을 축하하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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