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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 등 학내문제서 발단|학교·학생주장 평행선|지난달 「학민투」출범으로 사태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6일 발생한 한양대 안산캠퍼스와 조선대의 방화 및 교수폭행사건은 대학은 물론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대학은 학교시설문제와 학생징계·총장퇴진 등 학내문제가 원인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과격성과 함께 더욱 충격적이다.
더구나 교수가 학생들에게 폭행당하고 총장실이 학생에 의해 불타는 대학사상 초유의 사태가 앞으로 정부의 학원정책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2개 대학 사태의 자초지종을 알아본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새학기 들어 평온을 유지하던 대학은 지난달 27일 총학생회 간부 등이 중심이 돼 「학민투」(학원민주화투쟁위원회)를 구성, 학내문제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혼란에 휘말려들었다.
◇요구조건=「학민투」는 지난달 29일 보고대회를 열고 학내문제로 ▲학교발전 마스터 플랜의 이행 ▲단과대학 증설 ▲복지시설 확충 등 3개항의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안산의 50만평 부지에 「21세기 대학 모델」을 건설한다고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놓고도 강의실·기숙사 등 기본시설의 건설이 지지부진하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안산캠퍼스 확장은 외면하고 서울목동에 또 다시 병원을 건설하는 것은 학생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현재의 ▲인문사회대 ▲이공대 ▲법정대 ▲예체능 대등 4개 단과대학을 기능별로 분리, ▲공대 ▲자연대 ▲인문과학대 ▲사회과학대 ▲법대 ▲상대 ▲체육대 ▲미술대 등 8개 단과대학으로 확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밖에도 식당개선·서클룸증설 등 학내 복지시설을 확충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폭력행사=학생들은 이 같은 요구조건을 내걸고 지난달 29일 6백여명이 학생회관에서 철야농성을 벌인뒤 30일엔 3백여명이 본관에 난입, 총장실과 학생처장실·학적과 등을 점거하고 유리창·의자·전화기 등 기물을 파괴했다.
이날 소요로 본관 건물은 『더 때려부술 것이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고 학교측은 말했다.
30일 밤 본관에서 철야농성을 한 학생들은 1일에도 학내에서 총장의 해명요구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이 진입, 시위학생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학생 2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도화선된 퇴학조치=경찰에 연행된 학생들 중 23명은 훈방됐으나 5명은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학교측은 본관 점거농성 및 파괴행위와 관련,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난 4일자로 주동자 5명을 퇴학시키는 한편 5명 무기정학, 1명 유기정학 등 징계조치를 단행했다.
이 같은 학생 연행조치와 징계가 학생들을 자극, 6일의 방화사태를 빚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학생들은 ▲연행학생 석방 ▲징계 철회 ▲어용교수·총장퇴진 등을 요구하며 본관에 난입하여 방화했다.
◇평행선 대화=한편 학교측은 ▲안산캠퍼스 마스터 플랜은 정원 3만명을 기준으로 마련됐으나 정원 동결로 현재 정원 8천명을 감안할 때 기본시설은 충분하므로 더 이상의 투자는 시급하지 않으며 ▲단과대학 증설도 학과수 등 제한여건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하고 ▲학내 복지시설 개선은 시간을 두고 해결할 일이라고 밝혔다.

<조선대>
지난 1일 하오6쯤에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청년 10여명이 본관 앞에서 기습적으로 투석시위를 벌이고 교수의 승용차 1대를 불 태운뒤 5일만에 또다시 기습파괴행위가 벌어져 학교측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두차례 돌발사태=학교측은 그동안 학내에서 별다른 쟁점이나 학생 움직임이 없다가 이번에 돌발사태가 벌어져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6일 승용차 방화 및 본관기물파손, 교수 구타행위에 참여한 학생1백50여명중엔 전남대생이 상당수 끼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파악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난동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부분 복면을 하고 각목·쇠파이프들 들고 있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시위를 벌이며 『박철웅 총장 물러나라』고 요구, 이날 사태의 핵심은 학내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게 했다.
관계자들은 박 총장이 지난 80년 사학감사이후 총장직에서 물러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운영권을 행사해오다 지난해 11월 총장으로 복귀하자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주총장인 박 총장의 학교운영 스타일과 학교환경 부실 등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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