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현대차」수준 못미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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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 포스트지는 26일 『민주주의의 「현대차」수준』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내고 있는 한국산 현대자동차가 보여준 사회·기술적 수준에 한국정치가 미달하고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이 사설은 「현대」같은 차를 생산·판매하려면 잘 발전하고 세련된 나라여야 하는데 한국은 경제·사회면에서는 「현대차」수준에 올랐지만 정치적으로는 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사설은 『박력있고, 잘 교육되고, 산업면에서 유능한 중산층사회를 억제하려 한다면 한국인들뿐 아니라 외국친구들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두환대통령도 개헌논의를 중단하면서 지자제실시등으로 민주발전의 기초를 넓히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이 사설은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지 사설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 미국의 거리에서 점점 더 많이 목격되는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한국민주주의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준다.
현대자동차는 첫해만에 최다 수입기록을 세웠다. 산업이 발전하고 정교한 기술을 가진 나라만이 이같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할수 있다.
경제및 사회적으로 한국은 현대자동차의 수준에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한국은 뒤떨어져 있다.
사실상 전두환대통령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전대통령은 금년내에 지자제를 실시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는 실천이 된다해도 빛을 잃을 것이다. 한국은 진정한 정치발전의 대체물은 필요로 하지않는다.
전대통령은 내년2월 자신의 임기가 끝나면 하야하겠다는 공약을 중시하고있다. 평화적인 정권이양으로 전대통령은 사상 처음 존경받는 인물이 될 것이다.
한국은 성숙과 성장을 위해 정의를 실현할 정치제도를 필요로 하고있다. 과격분자 뿐 아니라 이같은 현실을 인식하고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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