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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대북제재 강화, 북한군대 동향은?

중앙일보

입력

북한군은 매해 12월이면 동계훈련에 돌입한다. 북한군은 동계훈련과 하계훈련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그들은 하계훈련 보다 동계훈련을 더 강조한다. 동계훈련은 12월부터 3월까지 계속된다. 탈북 군인사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군의 동계훈련이나 하계훈련 내용은 비슷하다.

그러나 동계훈련이 더 강조되는 이유는 동계가 하계 보다 훈련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계에는 농사일 때문에 훈련에만 집중하기 어려워 겨울에 ‘강령’을 더 집중적으로 많이 잡는 것이다. 북한군의 동계훈련이라 해서 결코 특수한 훈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저 동계에 하는 정규적인 훈련으로 보면 된다. 북한군 총정치국에서부터 비준돼 내려온 훈련내용에 따라서 훈련이 진행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체육은 1종, 2종, 3종 몇 시간, 정치상학 몇 시간, 각 병종별 훈련 몇 시간 등이 정해져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탄도 로켓(미사일) 발사훈련에 참관했다.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이라는 문건이 눈에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탄도 로켓(미사일) 발사훈련에 참관했다. 탁자 위에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이라는 지도가 보인다. [사진 노동신문]

그런데 이번 북한군 동계훈련은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강화되어 전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를 긴장시킨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동계훈련 관련 명령을 수차례 연이어 하달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임의로 전쟁에 즉각 돌입할 수 있도록 전투기술 기재들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명령으로 북한군 지휘간부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 자신의 군대관련 행보도 크게 활발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525 군부대 직속 특수작전 대대 공개활동(11월 4일), 인민군 제 1344 군부대 관하 구분대 공개활동(11월 9일), 서부전선 마합도 방어대 방문(11월 11일), 갈라도 전초기지와 장제도 방어대 방문(11월 13일) 그리고 조선인민군 제 380대연합부대 지휘부 공개활동(11월 25일) 등이 그것이다. 동계훈련 관련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연이어 하달된 것은 2012년뿐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2년은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군사적 긴장 조성을 통한 체제결속을 다질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해여서 북한군 동계훈련 강화는 체제유지 차원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11월 들어 북한군 동계훈련 준비태세 강화 명령 등 김정은의 군 관련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김정은의 이 같은 활발한 군사활동은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의식한 것일 수 있다. 미국의 정부 교체기에 제재압박이 아닌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인위적인 군사적 긴장조성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자에게 제재압박은 북핵문제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것으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대미 군사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동시에 최근 정치적 문제로 인해 한국 역시 갑작스런 정권교체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이때를 적극 활용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전술적 대응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군사적 긴장조성은 남한 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의도로 읽혀진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압박 ‘강경정책’은 바꾸고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려 한다. 이에 따라 김정은 정권의 단순한 동계훈련 강화 수준을 넘어서는 기습적인 군사도발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 정치적 과도기의 남한 정세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자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은 5차 핵실험에 따른 새로운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유엔 안보리결의안 2321호)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의 군사도발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의 철저한 안보적 대비태세가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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