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가 바꿔준 자선냄비 1만8000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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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휘슬러코리아는 29일 오전 빨강동전 자선냄비와 체험관을 구세군에 기증하는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열었다. 빨강동전 자선냄비는 기부금을 넣으면 모니터 화면 위에서 동전이 이동해 불우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체험관은 12월 한 달간 서울광장 등 서울 곳곳에서 운영된다. [사진 전민규 기자]

휘슬러코리아는 29일 오전 빨강동전 자선냄비와 체험관을 구세군에 기증하는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열었다. 빨강동전 자선냄비는 기부금을 넣으면 모니터 화면 위에서 동전이 이동해 불우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체험관은 12월 한 달간 서울광장 등 서울 곳곳에서 운영된다. [사진 전민규 기자]

독일 주방용품 회사인 휘슬러코리아가 2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설치 행사를 열었다. 휘슬러코리아는 2004년부터 매년 구세군측에 자선냄비를 후원해왔다. 현재까지 기부한 냄비 수는 1만8000개에 달한다.

한국 구세군에 2004년부터 지원
올해는 투명 기부 캠페인도 전개

올해는 일명 ‘빨강동전 자선냄비’로, 기부 대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부자가 돈을 넣으면 빨강 동전이 냄비 안에 떨어지고, 동전이 움직이면서 기부될 곳과 쓰임새를 볼 수 있게 했다. 휘슬러코리아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투명한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보이는 자선냄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대형 빨강동전 자선냄비는 연말까지 서울시청광장과 잠실 일대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 구세군이 1891년부터 40년 넘게 사용한 낡은 자선냄비가 휘슬러 냄비로 재탄생한 것은 2003년이다. 서울 강남역 거리에서 찌그러진 자선냄비를 본 휘슬러 직원이 직접 구세군 측에 연락해 철제 냄비를 무상 교체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이듬해 전국 300여 개 자선냄비가 휘슬러 프로 라인 제품의 모양과 손잡이를 본 딴 형태로 제작됐다.

겉모습만 바뀐 게 아니다. 기부에 대한 다양한 시대적 의미를 담아 매년 다른 형태로 제작한다. 2000년대 중반엔 ‘탁상용 자선냄비’와 ‘찾아가는 자선냄비’ 등을 제작해 손쉬운 기부문화 정착에 초점을 맞췄다. 2010년 들어서는 서울시청광장에 ‘회전목마 자선냄비 체험관’과 ‘대관람차 자선냄비 체험관’를 설치해 나눔의 즐거움을 확산시켰다.

지난해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자선냄비 따끈이’를 구축하고, 터치스크린 키오스크를 통해 기부 후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 자선냄비’를 선보였다.

휘슬러코리아 관계자는 “빨강동전 자선냄비가 투명한 기부의 즐거움을 보여줘 구세군 자선냄비 기부 참여자들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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