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워마드패치' 운영자 검거…'OO패치' 수사 일단락

중앙일보

입력

 
특정 여성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뒤 ‘못생겼다’‘게걸스럽게 먹는다’ 등 비난성 글로 인신공격을 한 ‘워마드패치’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워마드패치 운영자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모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평범한 직장인인 A씨는 올해 중순부터 여성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모욕성 댓글을 달아 비방한 혐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성혐오 사이트인 ‘워마드’에서 여성 회원들과 대화를 해봤는데, 그들의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에 화가 나 ‘한번 당해보라’는 심정으로 워마드패치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로써 ‘OO패치’라 불리는 인터넷 인신공격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일단락됐다. ‘패치’는 연예인 폭로 전문 미디어인 ‘디스패치’에서 나왔다. 올해부터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성의 신상정보를 올리며 유흥업소 출신이라고 헐뜯은 ‘강남패치’, 남성 신상을 공개하면서 유흥업소를 다닌다고 비방한 ‘한남패치’, 남성 신상을 게시하며 성병 보균자라고 비난한 ‘성병패치’ 운영자들도 모두 검거됐다.

지하철 임신부 배려석을 차지하고 앉은 남성 사진을 올리면서 해당 남성을 모욕한 ‘오메가패치’ 운영자도 경찰에 입건됐다. 오메가패치 운영자는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그의 디지털 기기를 감식한 결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남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성매매업소에 다닌다거나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회원이라고 비방한 ‘재기패치’와 ‘일베충패치’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인터넷 게시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신공격성 모욕을 하는 행위는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OO패치’라 불리는 인터넷 인신공격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무책임한 폭로로 우리 사회 내부의 증오와 혐오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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