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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촛불집회] 지방에서도 박근혜 퇴진···50만명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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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오종택 기자

광주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및 강제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이번에도 촛불은 지방에서도 활활 타올랐다. 26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제5차 촛불집회’에는 영하의 날씨와 눈·비가 내린 가운데도 50만여 명(경찰 추산 15만여 명)이 시민이 동참했다. 도심은 물론 섬마을에서도 주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점차 규모가 확산하고 있다.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김성태 기자

대전에서는 오후 4시부터 ‘박근혜 퇴진 2차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앞에서 개최됐다. 1시간가량 사전공연을 진행한 뒤 오후 5시 시민 3만5000여 명의 함성과 애국가로 본 행사가 시작됐다. 박재묵 충남대 명예교수는 대표발언에서 “날씨도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며 “이번 박근혜 퇴진운동은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한 애국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고등학생인 임현장(18)군은 시민발언대에 올라 “민주주의 핵심은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시민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타임월드네거리~SK빌딩삼거리~시청역사거리~시교육청사거리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세종시에서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세종시 호수공원에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충북 청주시 성안길 입구에는 15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측은 이날 상경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흘 전부터 집회소식을 알렸다. 첫눈이 내린 현장에서 주최측 관계자가 “오늘 하늘에서 마침 눈이 왔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이)‘하야’ 하라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것 같다”며 운을 띄우자 많은 시민들이 “옳소”라며 환호했다. 시국 발언자로 나선 정구원(48)씨는 “춘천 모 국회의원이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고 망언을 했는데 이 자리를 보니 바람이 불어도 촛불은 번지는 것 같다”며 “날씨는 춥지만 집회에 나선 시민들의 가슴에는 꺼지지 않는 촛불이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호수공원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의 핸드폰 촛불 . 김성태 기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세종시 호수공원 집회에 나타난 핸드폰 촛불. 김성태 기자

강원도 춘천에서는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발언으로 비난에 휩싸인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1000여 명의 시민들은 지난 19일에 이어 꺼지지 않는 ‘LED촛불’을 들고 나왔다. 자신을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저는 박근혜와 김진태를 찍은 사람입니다. 이 손목을 끊고 싶습니다. 여러분께 사죄하겠다”며 큰절을 했다. 이어 “앞으로 박근혜와 김진태가 퇴진할 때까지 이 한 목숨 바쳐 앞장 서겠다”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김진태는 물러나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대통령 기록관에서 박근혜 친필 휘호 표지석 철거 집회가 열렸다. 시민 계고장 붙이는 모습. 김성태 기자

국내 유일 대통령 기록관에서 박근혜 친필 휘호 표지석 철거 집회가 열렸다. 시민 계고장 붙여진 모습. 김성태 기자

촛불집회에 참가한 최윤경(13)양은 “부모님 허락까지 받고 집회에 참가했다. 세월호 당시 죽은 언니, 오빠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슬픈데…”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와 10대들의 미래를 위해 하루빨리 퇴진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호수공원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의 핸드폰 촛불 . 김성태 기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세종시 호수공원 집회에 나타난 핸드폰 촛불. 김성태 기자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대중교통 전용지구)에서 열린 ‘4차 대구 시국대회’에는 시민 5만여 명이 동참했다. 오후 5시 시민 자유발언이 시작됐고 오후 7시부터는 반월당네거리~계산오거리 2.1㎞구간에서 거리행진이 진행됐다. 이어 방송인 김제동(42)씨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대구에서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3000여 명이 헌법질서 수호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강제하야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퇴진 요구 시위대와 충돌은 없었다.

부산시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4차 시국대회에서는 10만여 명의 시민이 동시에 하야를 촉구했다. 시민들은 우산에 ‘즉각 퇴진’는 팻말을 붙여놓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조PD의 문화공연, 영상상영 행사가 이어졌다. 오후 9시부터는 남구 문현교차로까지 3㎞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민 노수섭(41)씨는 “온 국민이 함께하는 퇴진운동에 동참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울산에선 시민 8000여 명이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달동사거리까지 4.6㎞ 구간에서 가두행진을 했다. 경남 창원과 진주, 김해, 양산, 사천 등에서도 3만여 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가했다.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9일 촛불집회 때 ‘횃불’이 등장했던 광주광역시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는 박 대통령의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대형 걸개가 걸렸다. 가로 15m, 세로 20m 크기의 걸개에는 ‘우리가 주인이다’ ‘박근혜 체포하라’ 등의 문구가 담겼다. 광주 촛불집회에는 시민 7만여 명이 참가했다.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에서 촛불집회가 열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새누리당 이정현 대포의 지역구인 순천에서만 4000여 명이 거리로 나왔고 자전거 100여 대가 도심을 행진했다. 최서남단인 신안군 흑산도 주민들은 예리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부족한 양초는 목포에서 배를 통해 들여오고 플래카드도 육지에서 제작했다. 촛불집회 장면을 SNS를 통해 생중계하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광화문 집회를 함께 지켜봤다.

전북 전주에서는 오후 5시부터 시민 7000여 명이 모여 ‘제3차 전북도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익산에서 1500여 명, 군산 500여 명 등 전북 각지에서 박근혜 정권을 규탄했다. 제주도에서도 오후 4시30분부터 시민 7000여 명이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설러불라’라는 콘서트가 마련됐다. 설러불라는 ‘그만두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 반월당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26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농단사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경북 김천시 농소면에서 올라온 정태양(남자아이.18개월/부모님 동의 얻음)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올해 성탄절에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대신해 촛불을 밝히겠다 고 말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26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농단사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경북 김천시 농소면에서 올라온 정태양(남자아이.18개월/부모님 동의 얻음)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올해 성탄절에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대신해 촛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광주 금남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김성태 기자

광주 금남로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리랜서 오종찬

한편 경기도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울발 경기도 방면 광역버스 막차 운행시간을 27일 오전 1시로 연장했다.

대전·제주·울산·청주·춘천=신진호·최충일·최은경·최종권·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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