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 주도”…광주 횃불집회 이끄는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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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우근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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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정신이 투영된 광주 촛불집회는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5·18로 지킨 민주주의 가치 위해
박근혜 퇴진까지 집회 계속할 것”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인 광주대 은우근(59·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2일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절망감이 깊어지는 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박 대통령이 버틴다면 국민의 분노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지난 19일 광주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횃불시위’는 국민들 역시 물러설 뜻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 의지의 표현”이라며 “광주시민운동본부는 5·18이 지켜낸 민주주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80년 5월에 광주에서 진행된 횃불시위를 재현했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박 대통령이 하야나 검찰조사는 거부한 채 부산 엘시티 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조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 본인이 민주주의를 죽이고 정의를 소멸시킨 당사자임을 자신만 모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말이면 전국에서 1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촛불시위에 동참하는 현상에 대해 “새로운 사회를 간절히 갈망하는 시대적 요구”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민 모두가 훼손된 민주주의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불공정한 사회현상에 치를 떨고 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의 원동력은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는 국민들의 절망감에서 찾아야 한다”며 “신뢰가 사라진 세상에서 희망을 다시 찾을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까지 광주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80년에는 광주만 고립된 상태에서 군부독재와 싸웠지만 이제는 전 국민적인 민주화 투쟁을 통해 훼손된 민주주의의 가치를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삼각김밥을 다 먹고나서야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함께 내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는 어느 대학생의 말 속에 국민들의 마음이 모두 녹아있다”며 “정의가 사라졌다고 느끼는 국민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는 한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은우근 교수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광주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5·18 기념재단 기획위원장과 광주인권도시원탁회의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전국교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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