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키즈] '은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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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박경리 지음, 김민철 그림/이룸어린이, 7천5백원

대하소설 '토지'의 원로 소설가 박경리씨가 1950년대 말 월간지 '새벗'에 연재했던 동화를 오늘날 감각에 맞게 단행본으로 새로 펴냈다. 작가의 첫 장편 동화로 꼽힌다.

요즘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현대어로 다듬었고, 김민철씨의 단정한 수채화를 곁들었다. 최근 열두권짜리 청소년용 '토지'를 냈던 박씨가 40여년 전에 발표했던 동화를 매만져 눈길을 끈다.

시대적 배경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년. 전쟁의 상처와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발랄.경쾌한 요즘 아이들 취향과 거리가 있어 보이나 어려운 시대를 살아갔던 우리 부모 시대의 얘기를 진득하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반갑다.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성을 예리하게 드러내는 한편 그 고통스런 현실을 꿋꿋하게 버텨가는 어린 남매를 통해 인내와 희망의 소중함을 깨우쳐준다. 전쟁으로 아빠를 잃고 병든 엄마와 사고로 눈이 먼 동생을 돌보는 초등학교 3학년 선영이 주인공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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