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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일손 너무 모자란다|곳곳에 구인광고…절반도 못 채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사람을 못 구해 기업들마다 야단이다.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일감은 밀려드는데 필요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저호황 1년여만에 생산직근로자 「구인난」바람이 공단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6백74개 업체가 가동 중인 반월공단의 경우 올 들어 1, 2월 두달 동안 공단 내 취업알선 창구에 접수된 구인요청은 8백41명인데 비해 취직을 하겠다고 찾아온 사람 수는 2백29명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구인난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금년 중 1백50개 업체가 새로 문을 열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반월공단의 구인난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
구인난이 특히 심각한 업종은 주로 미혼여성들을 필요로 하는 섬유·전자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 섬유·전자관련업체가 전체 입주기업(4백31개)의 70%를 차지하고있는 구로공단의 경우 지난2월 한 달 동안 99개 업체가공단내 게시판에 구인공고를 냈고, 이 달 들어서도 하루평균6∼7개 업체가 모집공고를 붙이고 있으나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입주·업체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실태=『1년 전만해도 모집공고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지만 요즈음에는 회사근로자를 통한 연고 모집이 신규채용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륭정밀 천우정 총무과장의 설명.
구로공단 내에 있는 노동부관악사무소에 지난1월 한 달 동안 접수된 구인신청은 5백95명(여자 95명)이었으나 구직 신청은 3백36명(17명)에 불과했다.
◇구인작전=이처럼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업체마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인력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반월공단 내 염색업체인 동일 재봉사의 채위영 서무차장은 『시골출신 근로자들을 출장형식으로 고향에 보내 평소안면이 있는 학교선생님이나 친구들을 만나보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학력이고 뭐고 가릴 것 없이 사람만 있으면 다 받아주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구로공단 내 오리털재킷 생산업체인 원림상사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노무관리를 맡고 있는 양성옥 대리는 『생산직근로자 1명을 데리고 오면 교제비조로 3만∼4만원을 주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경우 지방 중·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장학금이나 교육기자재 등을 지원해주며 상급학교 미진 학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을 유도하는 방법도 동원하고있다.
삼성물산 가리봉 봉제공장의 경우 필요한 여성인력의 절반정도를 자매 결연한 전국12개 여자 중·고교의 상급학교 미진학자들로 충원하고있다.
퍼스컴이나 VTR 등을 학교에 기증하고 있으나 진학희망자가 점차 늘고 있어 원하는 사람은 모두 채용하고있는 실정이다.
홍승근 총무과장은 『고등학교만 나와도 생산직을 기피하기 때문에 사람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전체생산직 여성근로자의 85%가 중졸출신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결혼으로 퇴직했던 경우라도 재취업을 원하면 모두 고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만드는 대우전자 인천공장의 경우에도 현재 단순조립공이 50∼60명 정도 부족한 실정으로 사내추천을 통한 연고모집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도일원의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적극적인 인력확보에 나서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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