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헐 LPGA 첫 우승, 유소연 2위

중앙일보

입력

 
2016년 LPGA 투어가 막을 내렸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있는 티뷰론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회의 우승 뿐 아니라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100만 달러가 걸린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최소타상까지 다양한 타이틀이 걸렸다. 모두 치열했고 장갑을 벗을 때까지 주인을 알 수 없었다.

찰리 헐(영국)은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헐은 4라운드 6언더파 66타, 최종합계 19언더파로 유소연을 2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한 선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16번 홀까지 유소연이 6타, 헐이 5타를 줄이며 18언더파 공동 선두였다. 파 5인 17번 홀에서 운명이 갈렸다.

유소연은 2온을 노리고 우드로 공략했다. 운이 나빴다. 공은 그린 사이드 벙커의 수직벽에 붙어 버렸다. 지난해까지 이 골프장에 벙커 벽은 없었다. 새로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벽이 생겼다. 유소연은 3라운드까지 한 번도 벙커에 가지 않았는데 결정적일 때 벙커 벽에 걸리는 불운을 맛봤다.

높은 벽 때문에 그린 쪽으로 공을 칠 수 없었다. 옆으로 빼내야 했고 결국 4온, 2퍼트로 보기를 했다. 반면 헐은 이 홀에서 2온에 성공해 버디를 잡았다. 이 홀에서 2타 차이가 났고 승부가 갈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2위 등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잡았다 놓쳤던 헐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50만달러의 상금을 가져갔다.

반면 유소연은 2014년 캐나디언 오픈 이후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유소연은 올 시즌 하반기 뛰어난 샷감을 보이면서 에비앙 챔피언십 등에서 우승 경쟁을 했다. 유소연은 마지막 우승 이후 5위 안에 18번 들었다.

100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와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다승왕은 에리야 쭈타누깐이 차지했다. 각종 타이틀에서 리디아 고에 근소하게 앞섰던 쭈타누깐은 14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11언더파 공동 10위를 한 리디아 고는 역전에 실패했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과 레이스 투 CME 글로브 등을 수상한 리디아 고는 올해는 주요 타이틀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최종전에서는 리디아 고와 전인지가 겨룬 최소타상(베어트로피)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리디아 고는 전반 3타를 잃고 추락하는 듯 했으나 역시 리디아 고였다. 10~12번 홀 연속 버디를 했다. 리디아 고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최소타상을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티샷이 훅이 나면서 보기가 됐다. 이 홀에서 전인지가 버디를 잡았다.

전인지가 12언더파, 리디아 고가 11언더파가 되면서 평균타수는 0.001타 차로 접근했다. 마지막 홀에서 전인지는 약 2.5m 버디 기회를, 리디아 고는 약 5m 버디 기회를 잡았다. 리디아 고의 버디 퍼트는 실패했다. 전인지의 버디 퍼트는 들어갔다. 전인지는 13언더파 7위, 리디아 고는 11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인지는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버디를 기록하면서 드라막틱하게 베어트로피를 수상했다. 전인지의 평균 타수는 69.583, 리디아 고는 69.596이었다.

재미동포 제니퍼 송이 15언더파 3위를 했다. 양희영이 12언더파 8위, 최운정과 김효주, 이미향이 8언더파 공동 16위, 김세영이 6언더파 공동 24위, 박희영이 4언더파 공동 31위를 기록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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