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보좌관 플린 “북핵 위협 우선순위로 다루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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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호 2 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오른쪽)가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뉴욕 트럼프타워를 방문했다. [AP=뉴시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간) “한·미 동맹은 핵심 동맹(vital alliance)으로 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방미 중인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측 고위급 실무대표단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대표단 인사가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동맹을 지칭할 때 ‘핵심(vital)’이라는 표현은 처음 등장한 것 같다”고 의미를 뒀다.


플린 내정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진 만큼 차기 정부에서 북한 위협을 우선순위로 다루며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정보국(DIA) 국장 출신인 플린은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돼 트럼프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의 총괄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됐다.


조 차장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플린 내정자 등 미국 측 인사들과의 회동 결과를 전하며 “한·미 양국의 굳건한 공조를 놓고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심각하고 시급한 위협인 만큼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 지도부의 변화를 유도하는 한·미 간 정책에 새 행정부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조 차장은 이와 관련해 “대북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되고 있지 않다”며 “면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플린 내정자와 대표단의 한 시간가량의 면담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조 차장은 알렸다. 조 차장은 대신 “동맹의 중요성 및 트럼프 정부가 동맹을 굳건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기본 정신, 양국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하겠다는 내용의 대화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플린 내정자는 북핵을 우선순위로 놓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향후 대북정책이 공세인지 협상인지 여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대표단은 이날 에드윈 퓰너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 선임고문, 왈리드 파레스 인수위 국가안보자문위원,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과도 면담을 했다. 대표단은 미국 측 인사들에게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동맹의 중요한 축으로 양국 모두에 일자리 창출과 상품 교역, 투자 등에서 호혜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부 인사는 대표단에 “정상 간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 차장은 단 “이 문제(정상회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차장은 “앞으로 협의차 미국을 방문하는 정부 인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방향은 나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만들고 있어 조기 대화가 유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서울의 주한 미국대사관도 정부에 조기 방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엔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김용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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