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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편 신청중 6편이 "불가" 불씨 던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수입 외국영화의 심의를 둘러싸고 공윤과 영화계가 새해 들어 또다시 격돌하고 있다. 한국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이령희)가 올 들어 심의 신청된 외화를 또 무더기로 불허하자 영화사들은 각계에 진정서를 내는등 공륜의 처사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륜은 올들어 6일 현재까지 심의한 외국영화 12편 가운데 『갓차』 『콰이어트 쿨』 『돌아온 터미네이터』등 절반인 6편에 대해 수입 불가판정을 내렸다.
수입이 허가된 나머지 영화는 요즘 상영중인 『런 어웨이』 『쿼터메인』 을 비롯해『전쟁과 평화』 『깊은밤 깊은 곳에』 등 2편의 리바이벌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령희위원장은 수입불가로 판정된 영화들이 대부분 지나친 폭력·에로물들이며 우리 윤리기준에 어긋나는 「불건전한」 작품들로서 이들이 개봉될 경우 국민, 특히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위원장은『갓차』(원제 Gotcha)의 경우 미국 CIA요원이 선량한 대학생을 그들의 활동에 「잔인하게 이용하며, 대학캠퍼스의 장난감 권총놀이 장면등이 들어있어 이영화가 합법적 국가기관을 부정하고 대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작품이라고 불허이유를 설명했다.
또 『예스 마담 2』는 비록 홍콩영화지만 영화속에 일본액션배우가 출연, 일본말을 쓰며 활약하는 등 일본색이 짙고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콰이어트 쿨』은 마약재배집단의 적나라한 표현과 잔혹한 살상, 『돌아온 터미네이터』 역시 지나친 폭력·범죄장면등 때문에 수입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특히 올 7월부터 미국영화사들의 상륙을 앞두고 각 영화사들이 외화수입이 완전히 개방된 것으로 「착각」, 경쟁적으로 이같은 저급영화들을 수입하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들어 한달동안 공륜에 수입심의를 신청한 외화는 무려 22편에 이른다. 지난 한햇동안 수입 신청됐던 외화는 69편이며 이가운데 51편이 심의에 통과했었다.
이위원장은 또 일부 영화사들이 장삿속에만 치중해 한국영화는 단 한편도 만들지 않고 외화만 들여오려는 풍토도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갓차』 를 수입하려다 좌절당한 키네마서울의 문여송감독은 『심의기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 타당한것이어야 한다』 고 전제하고『이 영화는 결코 국가기관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산사회를 비판하는 반공영화』라고 주장했다.
문감독은 『인적구성이 다른 심의기구에서 재번받을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정부에 내겠다』 고 밝혔다.
또 『예스 마담 2』 를 수입하려던 세진영화사의 한상호씨도 『일본배우가 일본말을 쓰며 연기하는 장면은 불과 2∼3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그렇다면 지난날 「쇼군」 같은 영화는 어떻게 들여 올수 있었느냐』 고 반문했다.
그는 『필름을 홍콩영화사에 보내 일본말 장면을 다시 중국말로 고쳐 재번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수입을 하지 못하게된 영화사들도 한결같이 『공륜의 판단이 너무 독선적이다』 고 비판하면서 『문제가 되는 장면이 있다면 검열과정에서 얼마든지 거둘 수 있는 것을 무작정 수입을 막아 재산상에 큰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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