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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서실 문화, 미·유럽에도 나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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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반포동 토즈 신반포점에서 김윤환 토즈 대표는 “프리미엄 독서실과 1인 가구를 위한 공간 사업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서울 반포동 토즈 신반포점에서 김윤환 토즈 대표는 “프리미엄 독서실과 1인 가구를 위한 공간 사업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독서실 하면 떠오르는 어두컴컴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공간 비즈니스 ‘토즈’ 김윤환 대표
창업 4년 만에 200호점 돌파
단체방 등 공간 특화해 급성장

공간 비즈니스의 국내 대표 주자인 김윤환 ‘토즈’ 대표의 말이다. 세미나·기업회의 등의 미팅이 가능한 ‘모임센터’(2002년), 스타트업을 위해 사서함·비서 서비스 등을 갖춘 ‘비즈니스 센터’(2007년)에 이어 김 대표는 2012년 프리미엄 독서실 토즈 ‘스터디센터’를 시작해 지난달 200호 점을 돌파했다. 스터디센터는 크리에이티브룸, 소셜스페이스룸 등 5개의 특화 공간과 소리 내어 읽고 쓰며 공부하는 셀프티칭룸, 그룹스터디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독서실은 현재 전국에 5000여 개가 있을 만큼 친숙한 공간이지만 사실은 한국에만 있는 사업 모델”이라면서 “공교육과 사교육의 가교 역할, 자신 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해방공간이기도 했던 독서실을 현대화한 스터디센터를 글로벌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즈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스터디센터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토즈는 김윤환 대표가 7년간 준비하던 공인회계사 시험을 접고 2002년 창업했다. 시험을 준비해보니 도서관 외에 공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데다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활성화 되자 ‘공간을 시간 단위로 쪼개어 팔아보자’는 생각에 재빨리 사업을 시작했다. 1호 점은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대학교 4곳이 몰려있는 신촌으로 정했다. 돈을 받고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에 대해 김 대표의 지인들은 “식당이나 커피숍에 가서 회의하면 되지 무슨….”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초기엔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김 대표는 ‘파사모(파워포인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7만9000명)’처럼 회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아 다니며 오프라인 모임을 유치했다. 모임 성격에 맞춰 카메라, 스크린, 프로젝터 등 기자재를 지원해 ‘온라인 커뮤니티 모임은 토즈에서’란 공식도 만들어냈다.

외부 미팅이 잦은 기업은 시내 곳곳에 별도의 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착안해 B2B(기업 간 직접거래)영업도 했다. 토즈는 현재 월 정기 이용자만 12만 명(전국 240개 직영·가맹점)이 이용할 만큼 성장했다. 김 대표는 직접 뛰어다니며 영업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가능성은 보이는데 성장이 느릴 때 가장 괴로웠다”면서 “성장할 때까지 버텨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완만한 성장세였던 토즈는 최근 3년간 연평균 60%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10억원이었다. 업계에선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기 전에 이를 선점한 점, 이용자의 공간에 대한 욕구를 잘 해석한 점을 성공 요인으로 보고 있다.

토즈는 지난 5월 서울 광화문에 ‘한국형 창업공간’을 콘셉트로 워크센터 비즈니스도 열었다. 연말까지 워크센터를 50곳으로 늘리고 회원증 하나로 전국 어디서든 센터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처럼 현대인이 즐겨 찾는 커피숍이 경쟁자”라고 했다.

글=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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