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그날 우린 ‘헬조선’ 아닌 대한민국을 봤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그날 우린 ‘헬조선’ 아닌 대한민국을 봤습니다
1. 박근혜 대통령의 호남 지역 지지율 0%. 천지창조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입니다. 전국을 다 따져도 5%에 불과합니다.
2. 주말 광화문에 나온 국민 20만명. 중학생부터 할머니ㆍ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하야’를 외쳤습니다.
3. “노인네들 깨우치라고 정신 차리라고 나왔습니다! 노인들이 지금도 박근혜 불쌍하다고 합니다. 나는 요즘 화가 나서 병이 나서 쓰러지겠습니다! 잠도 못 잡니다! 어저께도 박근혜가 사과했습니까? -5일 광화문 시민자유발언대  송파구에 사는 한 할머니는 분을 이기지 못해 시민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4 ”박수칠 때 떠나라고 했습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박수치지 않습니다.  당신에겐 도망이 더 어울립니다.  국가로부터 국민으로부터 도망치십시오” -5일 광화문 자유발언대  교복을 입고 나온 중ㆍ고교생들도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5 “정유라를 보면 밤잠을 줄여  공부한 우리 학생들의 마음이 무너진다” -조현지(17)양  학생들은 교육이 더 이상 ‘희망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에 책상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6.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지만 그들은 동시에 이성적이고 침착했습니다.
7. 폭력은 없었고, 집회의 목적이  변질되지도 않았습니다. 국민들은 쓰레기를 말끔히 되가져갔고 원래 떨어져 있던 쓰레기까지 주웠습니다.
8. ‘경찰 통제에 따릅시다!’ ‘신고된 행진 코스로 갑시다’   시민들은 격한 구호를 외치면서도 경찰의 통제를 따르며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9. “집단 스트레스를 푸는 효과가 있지만… 파괴적 시위가 되어서는 안될 것”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씨  누군가는 시위를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폄하하고 폭력을 저지르지 말라고 훈계했지만 국민들은 알아서 평화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10. ‘이번에는 정말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일 겁니다.
11. ‘우주야 도와줘! I하야ㆍU’  ‘이러려고 내가 한국인이 됐나’. 분수대 구멍을 활용한 청테이프 문구 ‘하야해여’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유쾌한 분위기에 시민들은 마치  ‘축제에 온 것 같다’는 말도 했습니다.
12. 또한 집회현장엔 배려와 나눔이 넘쳤습니다.
13. “비싼것도 아니고.별거 아니겠지만 . . . 추위를 조금이나마 가시는데는 핫팩이 제일 좋은것 같더라구요~^^” (11월5일 광화문집회때 핫팩을 나눠드릴까합니다) - 보배드림 [11/5 토, 광화문광장] 3시부터, 나눔 촛불 라벨 작업 완료! - 오유  일부 시민들은 자비로 준비한 전기양초나 따뜻한 핫팩을 나눠줬습니다.
14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집회가 모두 종료됐습니다” “질서를 지켜주시고 사랑하는 가정으로  안전하게 귀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의 질서있고 차분한  시위문화에 경찰의 태도도  한층 부드러워졌습니다.
15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집회ㆍ시위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16. “박원순 시위 선봉장아... 이게 난장판 아니고 뭐냐” -석란 트위터 게시글-  집회 뒤 잠시 유언비어가 돌았지만 2008년 영국 훌리건을 찍은 사진임이  금세 밝혀졌습니다.
17.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에서 ‘헬조선’이 아닌 하나된 대한민국의 품격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박범준 인턴 park.beomjune@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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