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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권학 유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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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번 이화여대 사태는 지난해에 추진됐던 프라임 사업에서 시작된다. 정부가 재정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이 되면 300억원을 지원받는다. 올해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에서 전체 사립대학의 44.2%는 단 한 개의 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한 반면, 이화여대는 9개 중 8개 사업을 지원받는 유일한 대학이다. 프라임 사업은 산업 수요에 맞춰 대학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으나 취업 중심의 학과로 개편하면 인문계열 등 기초학문 분야에서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화여대 내부의 반발이 거셌으나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들과 협의하지 않았고 그 갈등이 누적되었다가 올해 평생교육단과대학에서 폭발한 것이다. 체육과학부 소속인 정유라씨가 의류산업학과와 식품영양학과의 수업을 듣고 특혜 의혹에 휩싸인 것도 모두 프라임 사업의 결과 신설된 신산업융합대학에 속한 과였기 때문이다. 권력과 접촉이 잦은 교수들의 경우 개인적인 유착 의혹도 생긴다. 이번에 중국패션쇼와 관련된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정부 연구과제 수주 실적이 늘었고, 식품영양학과의 한 교수는 미르재단이 추진하려고 하는 쌀 가공품 제작 사업과의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모두 정유라씨 특혜의 대가를 의심받는 빌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