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저와 똑 닮은 쌍둥이 언니를 찾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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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와 똑 닮은 쌍둥이 언니를 찾습니다”

“찾아줘서 고마워. 정말 미안해...”

42년 만에 딸을 안은 엄마 전순옥(65)씨의 눈에는
눈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42년 전 부산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던 엄마는
쌍둥이 여동생을 이웃에 맡겼다가
이웃이 말없이 이사를 가면서 생이별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후 수십 년간 엄마는 딸을 찾지 못했고,
쌍둥이 자매는 42년 동안 서로 다른 도시에 살며
어느덧 아이 엄마가 됐습니다.

엄마와 언니를 찾은 건 여동생 강지영(42)씨였습니다.
강씨의 친구가 울산에서 언니 하미영(42)씨를
우연히 만난 것이 단서가 됐습니다.

4년 전 강씨의 친구는 울산의 한 마트에서
강씨를 닮은 언니 하씨를 보고 인사했지만,
언니는 동생의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너랑 걸음걸이도 똑같고 목소리도 똑같던데
왜 아는 척을 안 하고 갔어?”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어느 날
강씨는 친구로부터 쌍둥이 언니를 봤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언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동생이 언니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경찰의 기지와 시민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울산 동구 서부파출소의 이동룡(58)경위는
여동생 강씨의 사진을 담은 전단지를 만들어
인근 아파트 단지와 SNS에 퍼뜨렸습니다.

이후 전단을 본 한 시민이 경찰에
언니 하씨를 봤다고 제보했고,
경찰은 수소문 끝에 하씨를 찾아냈습니다.

동생이 강씨는 양부모에게 친부모와
쌍둥이 언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7년 전부터 애타게 가족을 찾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단 그냥 여행가는 것처럼 가볍게 갔다오자”
-여동생 강씨의 남편-

찾을 때마다 매번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이 맺히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
만약에 못 봤으면 평생 한이 맺혔을 텐데”
-어머니 전씨-

쌍둥이 딸과 재회한 엄마는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뉴스만 가득한 혼탁한 세상에서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경찰과
친절한 시민이 만들어 낸 작은 기적에
마음이 절로 따뜻해집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박범준 인턴 park.beomjune@joongang.co.kr
디자인: 서예리 인턴 seo.ye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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