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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재무 건전성 최고 수준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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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외환은행이 외자유치 우선(배타적)협상 대상자로 미국의 투자펀드인 론스타를 선정하면서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외환은행은 협상이 타결돼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뉴머니)이 들어오면 그동안 걱정하던 재무 건전성이 단번에 시중은행 최고 수준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돌발 변수가 없다면 한두 달 내에 협상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외자유치 효과 극대화=외환은행은 구주 매출보다 신주를 발행해 대규모 외자를 끌어들인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구주 매각은 정부 등 기존 주주들이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효과가 있을 뿐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며 "신주를 발행해야 외자유치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자유치가 이뤄지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현재 9%대에서 12%대로 올라가게 된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치(1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 계열사의 주채권 은행을 맡아 채무조정을 실시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던 외환은행으로선 외자유치로 부실의 부담을 한번에 털어버리고 우량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론스타, 은행 인수 2전3기=부실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가치를 높인 뒤 비싼값에 되파는 사업을 주로 하는 론스타는 그동안 국내 은행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론스타는 지난해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했으나 하나은행에 밀렸고, 조흥은행 인수전에선 신한금융지주에 고배를 마셨다.

론스타는 지난해 말부터 외환은행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접촉해 왔다. 외환은행도 외자유치를 절실히 원하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 남은 문제=인수 가격을 얼마로 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론스타는 신주를 액면가보다 싸게 사는 대신 구주는 비싸게 사주는 것으로 외환은행 측과 의견 접근을 봤다. 신주 발행가격은 최저 2천6백30원에서 최고 5천원 사이에서 정해질 전망인데 대략 3천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기존 주식은 주당 6천~7천원에 사주는 것으로 절충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코메르츠방크(지분율 32.55%)는 주당 8천원선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주정완.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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