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추징팀 출신 투입, 미르·K스포츠 자금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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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0)씨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수부, 조사부 검사 등을 추가 투입하며 수사팀을 확대 개편했다. 검찰은 금명간 증거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특수부 등 수사검사 7명 팀 구성
이성한 미르 전 사무총장 보유
77개 정권 실세 녹취 파일 주목
이르면 오늘 증거 확보 강제수사

서울중앙지검은 24일 한웅재 형사8부장을 주임검사로 특수부 1명, 첨단범죄수사부 1명,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 1명, 형사부 3명 등 검사 7명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 투입된 김민형(42·사법연수원 31기) 부부장은 2011년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 합동수사단과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팀에서 일한 검찰 내 자금 추적 전문가”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검사는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 추적과 그 돈으로 사들인 부동산 추적에서 성과를 내 왔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74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던 미르(486억원)·K스포츠재단(288억원) 관련 전방위 자금 추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사건 초기 불거진 두 재단의 설립·모금 경위 외에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0)씨가 소유한 국내 더블루K와 독일 법인(비덱, 더블루K 등)을 통해 두 재단의 자금이 빠져나갔는지도 수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르면 25일 강제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미르재단 이성한 전 사무총장이 갖고 있다는 ‘77개 녹취 파일’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재단 및 정권 실세들의 미움을 사 쫓겨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들과의 통화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을 숨겨 놓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사무총장은 본지 기자에게 “녹취 파일 사본은 없으며 진본은 중국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의 측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 인재양성본부 박헌영 과장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박 과장은 노숭일 부장과 함께 올해 1월 K스포츠재단에 들어가 최씨가 운영하는 더블루K 한국 법인 사무실을 수시로 오가며 K스포츠재단의 운영 상황을 최씨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또 박 과장과 노 부장은 독일 현지까지 가 최씨와 딸 정씨의 훈련 숙소를 구해주는 등 사실상 비서 역할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조만간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설립과 모금 과정에서 청와대 혹은 최씨, 차은택씨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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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고3 때 131일 결석하고도 졸업=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에 대해 “당시에 특기자 수시 대상자 중에서 전국에서 마장마술로 말 타는 여학생은 최순실씨의 딸 단 한 명이었다”며 “단 한 명의 말 타는 학생을 위해 이화여대가 승마를 추가하는 것으로 입시요강을 개정했고 결국 그 학생이 혜택을 받아 입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 경위와 학점 특혜 논란 등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4년 3~12월 새 총 131일을 학교에 가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일훈·정진우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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