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최씨 모녀 - 최경희 전 총장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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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이 23일 가면을 쓴 채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최경희(54)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입학·학점 특혜 문제로 사퇴했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1일 최 전 총장과 최씨 모녀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신입생 선발 관련 규정을 어기고 입학 원서 마감 이후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정씨를 합격시킨 최 전 총장을 처벌해야 한다”며 최 전 총장을 부정입학 공모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최씨 모녀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횡령, 모욕죄 등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생 “입시 비리 관련자 일벌백계”

최 전 총장과 함께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경숙(61) 신산업융합대 학장과 이인성(53) 의류산업학과 교수도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대가로 정부 연구 용역을 많이 따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 학장은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정부로부터 8건의 연구 과제를 받았다. 이 교수는 지난해 7월 이후 3건의 정부 지원 연구를 맡았다.

두 교수는 “최씨 관련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학장 측은 “8건의 연구 과제 중에는 서로 중복되는 연구와 연구원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연구가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하면 (김 학장이) 직접 수주한 연구는 두 건뿐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정씨에게 어떠한 학점 특혜도 제공한 적이 없고 정씨와 프로젝트 수주에는 어떠한 연결 고리도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23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일부로 86일간의 본관 점거를 해제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부조리에 맞서겠다”며 “학교 측은 최근 밝혀진 입시 비리와 학사 문란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30일까지 본관을 청소한 뒤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씨의 학점 특혜와 관련한 의문 사항들을 취합해 조만간 학부 교수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체육과학부 학생 A씨는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 일부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조만간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교수님들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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