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 선 이유…“갱년기에서 도망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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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는 중년 여인의 솔직한 고백을 담아낸 장화경(59) 작가의 사진전 ‘Hot Flash’가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장화경의 자화상 사진전 ‘Hot Flash’

장 작가는 3년 전부터 자신의 몸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촬영자 없이 카메라와 연결된 리모트컨트롤을 이용해 스스로 사진을 찍는다. 가장 솔직한 오브제를 가장 솔직하게 담는 셈이다. 침실과 거실, 주방 등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담거나 기발하면서도 엉뚱한 연출도 담아냈다.

장 작가는 “억압적으로 와닿는 갱년기에서 도망치고자 하는 절박함에서 시작했다”며 “어느새 내 몸과 마음은 나의 적들로 변해 있었고 ‘정상’이란 상태를 유지하려는 싸움에서 지고 있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그는 ‘이기지 못한다면, 받아들이자'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자화상을 사진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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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로 몸을 구부리고 발톱을 깎고 있거나 욕실이나 침대 위에 널브러진 모습, 괴기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무장갑을 끼고 노려보는 장면도 보인다.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를 두고 최연하 사진평론가는 “나와 갱년기로서 나”라고 표현하며 “어쩔 수 없이 결여를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상상적 동일시와 판타지는 필요한 위안”이라고 썼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사진 장화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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