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엔 학부모·학생 의견 반영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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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육관계전문가나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하향식교육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들의 의견이 두루 존중되고 구체적으로 교육개혁에 반영돼야하지요』
20∼2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한·독교육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서독의「헬무트 베커」박사(73)는 전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육위원장으로 사회교육 및 교육계획 전문가.
한국의 교육개혁심의회가 문제점해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철저한 교육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교육발전의 기본방향과 철학부터 확실히 하고 장기적인 교육계획을세울 것』을 강조한다.
성공적인 교육 개혁을 위한 3가지 전제조건의 첫째로 교육연구가들의 연구활동이 모든 면에서 완전 독립 적일 것을 제시.
둘째는 교육행정을 맡은 문교부가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 세째는 관 주도의 권위주의적 교육개혁이 되지 않도록 교육자치를 실시할 것을 각각 꼽았다.
교육계획의 3대요소인교육연구와 교육행정 및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모든 나라들의 당면과제라는「베커」박사는 서독 교육
제도의 장점을 『개인적 능력과 흥미에 따른 교육』 이라고 말했다.『한국의 교육제도는일찌기 독일교육제도를 모방한 일본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과 서독
의 교육제도가 너무 다르다』며『많은 사람들이 의아스러워하는 눈치』라는「베커」박사는『그것은 문제점이 많았던 독일의 옛 교육제도를 일본이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그는 또『유네스코(UNESCO)등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각국의 교육경험이 활발히 교류되어야 한다』면서『서독을 비롯한 유럽각국의 교육경험 역시 한국의 교육제도가 미국·일본 등 일부 특정국가의 영향에 지나치게 휩쓸리지 않고 그 나름의 가장 바람직한 길을 열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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