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먹고 맴맴? 아니 고추 먹고 응급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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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 졸로키아. [사진 위키피디어]

고추를 먹으면 속이 화끈 거린다. 너무 매운 고추는 화끈거리는 걸 넘어서 식도에 구멍을 낸다고 한다.

학술지 ‘응급 의학 저널(Journal of Emergency Medicine)’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말이다. 고추 먹기 대회에 참가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의 47세 남성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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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먹기 대회에선 인도산 고추인 부트 졸로키아(Bhut jolokia)로 만든 고추장이 뿌려진 버거를 많이 먹는 사람이 이긴다. 이 남성은 대회가 끝난 뒤 극심한 복통과 가슴 통증을 느껴 응급실로 실려갔다.

검진 결과 그의 식도는 2.5㎝ 가량 찢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비슷한 증상의 환자가 겉보기와 달리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앤 애런스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고추를 먹은 뒤 억지로 토하려고 하면서 식도에 구멍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23일간 입원 후 퇴원했다.

부트 졸로키아는 먹으면 혼이 나간다고 하여 유령 고추(Ghost Pepper)로 불린다.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인 스코빌(Scoville)로 100만이다. 한국의 대표적 매운 고추인 청양고추는 4000~1만 2000 스코빌 수준이다.

고추를 먹은 뒤 너무 매워 고통스러울 경우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좋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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