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탓?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한 중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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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쯤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A군(15)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A군은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분 만에 숨졌다.

이 아파트 14층에선 A군의 책가방과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A군은 인천 동구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유가족은 A군이 학교폭력으로 학교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 다니던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어 지난 5월 지금의 학교로 전학을 왔다고 한다.

A군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자친구 사진을 올렸는데 다른 반 동급생이 ‘찌질하다’는 등의 욕설 글을 올리면서 언쟁이 있었다고 한다.

A군은 다음 날 학생부 교사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은 A군과 다른 반으로 서로 얼굴만 알고 있는 사이"라며 "SNS에서 언쟁을 벌인 이후엔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간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학습했다. 이후 이달 6일 열린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피해 사실이 확인된 후부터 17일까진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가해 학생은 '특별교육 이수'라는 선도 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잠겨있는 A군의 휴대전화를 풀어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확인하고 학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등교했다가 이 아파트로 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A군이 학교 폭력으로 사망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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