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돈 빌린 야구부 감독… 외부로 알려지자 사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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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중학교 야구부 감독이 학부모들과 부적절한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충남의 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 A씨(45)는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 학부모 B씨(46)에게서1000만원을 빌리는 등 10여 명에게서 2억원 가량을 빌렸다. 학부모들은 “감독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줬다”고 말했다. A씨에게 돈을 빌려준 학부모 가운데는 자신의 수술비를 건넨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를 가르치는 감독이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어떤 학부모가 거절할 수 있겠느냐“며 “다른 학부모에게도 돈을 빌렸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A씨는 돈거래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달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충남교육청은 A씨와 학부모 사이에 부적절한 돈거래 정황을 알고도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 등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감독의 부적절한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나 해임절차를 밟으려고 했지만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돈을 빌려준 학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한편 대가성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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