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옴브레 립' 해볼까?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사진 리한나 인스타그램 @badgalriri]

두 가지 이상의 컬러로 입술을 물들이는 ‘옴브레 립’이 인기다.

옴브레(Ombre)는 프랑스어로 그늘, 그림자를 뜻한다. 균일한 한 가지 색상이 아니라, 마치 그늘이 진 것처럼 컬러가 자연스럽게 진해지거나 옅어지면서 그러데이션(gradation·농담)된 상태를 말한다. 가령 붉은 색 립스틱을 바른다면, 안쪽으로 갈수록 색의 농담이 옅어지거나 짙어지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아예 다른 두 가지 컬러를 사용하기도 한다. 입술 바깥쪽은 레드, 안쪽은 핑크 컬러를 바르는 식이다. 때문에 톤온톤(tone-on-tone), 투톤(two-tone), 그러데이션 립으로도 불린다.

기사 이미지

[사진 민효린 로레알파리 제공]

옴브레 립의 인기는 해외에서 더 각별하다.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의 SNS 검색창에 ‘ombre lips’ 해시태그(#)를 넣으면 수만 개의 피드가 올라온다. 특히 팝스타 리한나의 시그니처 메이크업이 유명하다. 진한 색 립 펜슬로 입술 라인을 또렷하게 그린 뒤, 입술 안쪽에 그보다 옅은 색의 립스틱을 채워 바른다. 입술이 도톰하게 부각되면서 인상이 한층 또렷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입술 바깥쪽을 진하게 하고 안쪽으로 갈수록 옅어지는 외국과는 반대로, 한국에선 안쪽은 진하고 바깥쪽은 옅은 옴브레 립이 인기다. 외국에선 레드·와인 등 대담한 컬러를 사용해 색의 대비를 또렷하게 하는 반면, 우린 입술 안쪽을 살짝 깨문 듯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여배우 오연서, 이성경, 민효린 등이 안쪽이 진한 그러데이션 립을 즐겨 연출한다.

기사 이미지

[사진 오연서 인스타그램 @ohvely22]

조우현 에스티로더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여성스럽고 어려보이길 원한다면 입술 안쪽이 더 진한 옴브레 립이 어울린다”며 “반대로 입술 바깥쪽이 진하다면 입술이 도드라지는 효과 때문에 한층 성숙하고 관능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옴브레 립으로 성숙한 이미지를 연출한 가수 씨엘과 예린(여자친구)의 메이크업이 좋은 예다.예린의 메이크업을 연출한 이준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입술이 두꺼운 사람은 안쪽이 진한 옴브레 립을, 입술이 얇은 사람은 바깥쪽이 진한 옴브레 립을 연출하라”며 “입술이 얇은 사람은 외곽선을 잡아줄 때 본래 입술선보다 살짝 바깥쪽으로 크게 그리면 볼륨감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짙은 색의 립스틱을 주로 바르는 가을·겨울에 옴브레 기법을 적극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레드·와인 등 짙은 컬러는 한 가지 톤으로 입술 전체를 발랐을 때 자칫 부담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조우현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입술 외곽선을 따라 밝은 컬러의 립스틱을 가볍게 바르고 안쪽 입술에 짙은 컬러를 다시 바른 후, 브러시나 면봉으로 두 컬러의 경계를 부드럽게 풀어주면 보다 자연스럽게 보인다”고 제안했다.

기사 이미지

[사진 씨엘 인스타그램 @chaelincl ]

한편, 화장품 브랜드들에서도 옴브레 립을 표현하기 위한 립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아예 두 가지 색 립스틱을 하나로 구성한 라네즈와 에스티로더가 대표적이다. 라네즈의 투톤 립스틱은 ‘송혜교 립스틱’으로 알려지면서 명동 매장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일시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연한 색과 진한 색이 하나의 케이스에 구성된 옴브레 스컬프팅 립스틱을 출시했다. 톰포드 뷰티 역시 옴브레 립 연출에 필수적인 립 펜슬과 립스틱을 세트로 구성한 립 컨투어 듀오를 선보였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