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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독일 여행가방 브랜드 ‘리모와’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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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1위 명품 브랜드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이하 루이비통)가 독일 여행가방 브랜드 리모와(Rimowa) 지분 80%를 6억4000만 유로(약 7997억원)에 양도받기로 합의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리모와는 루이비통이 사들인 독일의 첫 브랜드로 기록됐다.

8000억원에 지분 80% 넘겨받기로
100년 넘은 역사, 두랄루민 첫 사용

루이비통이 사들이 독일 회사 리모와는 어떤 회사일까.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에서 리모아의 최고경영자(CEO)인 디터 모르스체크(63) 회장을 만났다. 그는 리모와의 강점을 “헤리티지”라고 꼽았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유산’이라는 뜻이다. 패션업계에서는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장수 브랜드이면서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있어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에게 주로 쓰이는 말이다. 리모와는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설립돼 100년 넘게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여행가방 브랜드로 최초로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 소재 가방(사진)을 만들며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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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세대인 모르스체크 회장은 독일 융커스가 만든 최초의 ‘금속 여객기’인 융커스 F13을 복원해 지난달 스위스에서 첫 시범 비행을 선보였다. 리모와 창업자의 아들인 2대 회장 리처드 모르스체크는 1950년 F13 재료인 두랄루민으로 만든 여행 캐리어를 처음 제작했는데, 이 캐리어가 인기를 끌며 리모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82년부터 직접 비행을 해온 아마추어 파일럿이기도 한 모르스체크 회장은 “부친이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낸 계기가 된 이 비행기를 재현해냄으로써 리모와 의 경량성과 내구성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아르노(67) 루이비통 회장도 리모와 인수 발표 직후 성명에서 “독특한 헤리티지”를 리모와의 강점으로 거론했다. 그는 “3대째 내려오는 가족기업이자 우수한 품질의 리모와 제품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가의 고급 여행용 캐리어로 분류되는 리모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8% 상승한 3억5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이날 파리 증시에서 리모와 인수 소식에 LVMH 주가는 3.03% 상승했다.

내년 1월 인수·합병(M&A)이 완료된 이후에는 아르노 회장의 아들인 알렉상드르 아르노(24)가 현재 리모와의 모르스체크 회장과 함께 CEO를 맡는다. 365억 달러(약 40조6500억원·5일 포브스닷컴 기준)의 재산을 가진 아르노 회장이 아들에게 주는 선물인 셈이다. 아르노 회장은 “독일은 활력 있는 가족기업과 품질 좋은 제품으로 전세계에서 인정 받고 있다” 고 말했다. 아들 알렉상드르는 “오랫동안 나도 리모와의 충실한 고객이었다”며 “리모와 가방은 독특한 성능·품질·디자인으로 명성이 나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보라 에잇캔은 “브랜드 고유의 가치와 역사를 내세울 수 있는 헤리티지 기업을 인수한 루이비통에게는 호재”라 고 분석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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