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폭격 잔해 속 아이 구한 '하얀 헬멧' 구조대의 눈물…노벨상 유력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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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의 잔해 속에서 먼지투성이가 된 갓난아기를 구하고 울음을 터뜨린 '하얀헬멧' 대원.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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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응급치료를 받는 아기. [사진 유튜브 캡처]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구조한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는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White Helmets)’ 대원의 모습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공습에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집어 쓴 여자 아기가 구조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아기를 구조한 인물은 하얀 헬멧을 쓰고 인명 구조 활동을 하는 시리아 민방위대의 아부 키파 대원이었다.

영상 속에서 키파는 아기를 품에 안고 황급히 구급차에 올라탄 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노란 옷을 입은 아기의 얼굴은 하얀 먼지투성이에 군데군데 피도 묻어있었다. 키파는 “신이시여”(Ya Allah)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아기는 응급치료를 받으면서도 울지 않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키파를 올려다 볼 뿐이었다.

아기는 병원에 도착해 병상에 눕혀지고 나서야 울음을 터뜨렸다.

키파와 다른 민방위대원들은 이 아기를 구하기 위해 몇 시간에 걸쳐 건물 잔해를 치우고 땅을 파헤쳤다고 CNN은 전했다. 덕분에 아기와 아기의 가족들이 모두 구조될 수 있었다.

구조를 마친 키파는 “아기가 생후 30일 정도 된 듯 했고 마치 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얀 헬멧’은 언제 포탄이 떨어질 지 모르는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민간인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받았고, 7일 발표되는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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