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세균 의장, 단식장에 방문 않는 것 어른으로서 도리 아냐"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나경원 의원. [중앙포토]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여당 당대표가 닷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한 번도 방문하지 않는 것은 어른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3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 파행의 일차적 책임은 정 의장에게 있기 때문에 의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박계인 나 의원은 같은 비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당론을 거부하고 국방위 국정감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제가 국방위원장이었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위원장의) 사회권을 (야당에) 이양하지 않는 정도면 몰라도 그렇게 전격적으로 국감을 진행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나 의원은 최근 정 의장 및 야권과의 대치 국면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단순한 스타 정치인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전날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거부 중인 가운데 비박계 다선 의원 23명을 모아 국회 파행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나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와 정병국, 유승민, 주호영, 김세연,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 비주류 핵심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회의 후 나 의원은 “작금의 국회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정 의장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면서 “아울러 당 지도부도 여론을 감안해 정계 원로 등의 힘을 빌려서라도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에게 친박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한 지원 사격을 당부했다고도 전했다. “단식 중인 이 대표가 며칠 전 내게 자신은 단식을 계속하고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임하는 ‘투 트랙’ 투쟁 방안을 제안하면서 지지를 요청했었다”고 했다.

한편 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전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나라의 품격을 위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데 대해, “아마 여권에 갈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