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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새 사장 후쿠이 "기술+품질+브랜드로 삼박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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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혼다자동차는 1950년대 창업 초기 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이후 노조는 회사의 경영을 위해 쓴소리를 하고 경영진은 노조의 의견을 존중하며 신뢰를 쌓았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 노사 대립없이 고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혼다자동차의 6대 사장으로 지난달 24일 취임한 후쿠이 타케오(福井威夫.58) 사장은 "노사 안정이 회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를 도쿄(東京) 미나토구(港區) 본사 16층 사장실에서 만났다. 혼다 사장과의 단독 인터뷰는 국내 처음이다. <7월28일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 게제>

-혼다는 해외 생산이 전체의 55%(올해 약 3백만대중 1백70만대)를 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유명하다. 경영 전략은 무엇인가.

"기술력 향상.품질관리.혼다의 브랜드 관리(모티베이션) 다.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몇 대를 판다던지 하는 식의 숫자상의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 수치보다는 본질적인 것을 제대로 관리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고 고객 만족도가 커져 성공할 수 있다."

-혼다하면 '기술'을 생각하는 데 미래의 자동차의 구상은….

"한 마디로 환경 자동차이다. CO2 배출가스를 대폭 줄이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잇다. 배출가스가 물 뿐이니까 공해 문제는 없다. 그렇다고 가속력이 떨어지면 곤란하다. 혼다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안전성이다. 기존 방어적인 개념(에어백 등)이 아니라 지난 달 발표한 '인스파이어' 신차처럼 레이더로 선행 차의 위치를 감지, 사고를 방지하고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면 안전벨트를 조여 잠을 깨우는 식의 적극적 안전이다."

-최근 한국은 노사 관계가 큰 현안이다.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은가.

"올해 일본 혼다는 창업 55년, 노조는 50년을 맞았다. 경영진과 노조는 자주.자립적으로 어느 정도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노조원들은 노조를 통해 회사 경영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한다. 또 혼다의 경영전략 중 하나가 인간존중(고객.종업원)이다. 이같은 철학 때문에 창업 초기만 빼고 지금까지 큰 쟁의없이 잘 해왔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당장 (혼다의)경쟁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만간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품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한국산 부품을 구매할 계획은 있나.

"차체에 한국의 포스코 철강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산 부품은 물류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혼다의 글로벌 구매 요소인 품질.가격.납기 기준만 맞으면 얼마든지 살 용의가 있다."

-한국에서 판매할 계획은.

"내년 1월 미국형 어코드와 다른 차종 한 대 등 2종류를 가져갈 계획이다. 미국형 어코드는 일본 어코드보다 더 크고 고급스럽다. 물류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이 아닌 일본 사이타마(崎玉) 공장에서 만든다. 높은 중고차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도 펼 것이다."

-세계 자동차업계 전망은.

"한 때 대형 M&A가 이뤄져 '4백만대 클럽(연간 생산)'에 가입하지 못하면 망한다는 말도 나왔다. 지금은 이에 못미치는 회사들도 이익을 내고 있다. 오히려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세력을 잃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규모가 크다고 강한 것은 아니다. 생산대수를 늘리는 규모 경쟁이 경영의 우선 순위가 아니다."

-혼다는 최근 미국.독일.일본에 로보트.바이오.소재를 연구하는 기초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특히 두발로 걷은 세계 최초의 로보트 '아시모'가 유명한 데.

"혼다는 모빌리티라는 개념 속에서 자동차.오토바이.소형비행기.로보트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아시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화상인식이나 인공지능 기술은 자동차 개발에 직접 연결된다."

도쿄=김태진 기자

*** 후쿠이 사장은

혼다는 전임 사장이 후임 사장을 지명하는 게 전통이다. 후쿠이 사장도 지난 4월 전임 요시노 히로유키(吉野浩行) 사장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1969년 와세다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뒤 혼다에 입사했다. 첫 임무는 저공해 엔진(CVCC) 개발이었다. 이 엔진은 70년대 미국 배출가스 기준에 합격한 첫번째 엔진이 돼 혼다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78년에는 모터사이클 레이싱 사업부로 옮긴 뒤 98년 혼다 연구소 사장을 거쳐 99년에는 모터스포츠 사업을 총괄했다. "혼다에선 엔지니어 출신이 사장이 된다"는 전통을 이었다. 취미는 골프로 핸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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