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류성룡·케네디 ‘밥상머리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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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左), 류성룡(右)

인성교육을 뜻하는 ‘밥상머리교육’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조선시대 류성룡 가문은 사대부 자제들의 위탁교육을 할 만큼 ‘밥상머리’ 명가였다. ‘어른보다 먼저 숟가락을 들어선 안 된다’는 가르침은 먹고 싶은 음식 앞에서 참을성과 절제력을 길렀다. 식사 때만큼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공동체 의식과 배려심을 길렀다.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류성룡의 가르침을 받은 후손들은 9대가 내리 벼슬길에 올랐다.

어른 기다리며 인내 익히고
식사 때 대화, 토론능력 키워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는 식사시간이 지나면 자녀들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 약속과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2시간 가까이 식사를 하면서 미리 읽은 신문이나 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는 케네디 형제들이 토론과 연설 등 커뮤니케이션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실제 ‘밥상머리교육’은 언어능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1990년대 미국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 교수가 만 3세 유아 83명을 2년간 연구해 보니 아이들이 습득한 2000여 개 단어 중 책읽기를 통해 140여 개, 가족 식사에서 1000여 개를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은 자녀의 학업과 미래의 성공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인성이 공부와 업무의 성취를 높이는 핵심적인 변인인 셈이다. 본지는 인성교육을 잘하는 명문가와 모범학교를 찾아 인성이 어떻게 실력으로 연결되고, 이를 위한 올바른 교육법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시리즈를 프리미엄 지면을 통해 연재한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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