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산도시철도 노사 강대강 대립…사측 직위해제 VS 노조 사장 등 고소

중앙일보

입력

28일로 파업 이틀째인 부산도시철도의 노사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사측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파업참가 조합원 848명을 전날 직위해제하자 이에 반발한 노조는 28일 사측 경영진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부산도시철도 운영을 맡고 있는 부산교통공사는 노조 지도부 7명과 세 차례 업무 복귀 명령을 거부한 조합원 841명을 전날 직위해제했다. 2013년 코레일이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전원을 직위해제한 적은 있지만 도시철도 파업 때 참가자 전원을 직위해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교통공사가 노조가 불법 파업을 벌인다며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반면 부산지하철노조는 합법적으로 벌이는 파업을 사측이 꼼수를 쓰며 탄압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과 관련,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지난 19일로 종료돼 합법 파업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21일 부산지노위에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에 대해 추가로 조정 신청했다. 노사 갈등으로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이 접수되면 지노위는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서 조정 신청이 결렬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산교통공사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부산지노위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한 이번 파업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사측이 파업 참가자 전원 직위해제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다.

노조는 이날 예정된 부산지노위 1차 조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과 박영태 기획본부장, 박기현 경영본부장 등 경영진 7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다.

노조는 “파업 첫날 파업 참여율이 예상외로 높게 나오자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사측이 노조의 정당한 쟁의권 행사를 불법으로 몰아 내린 이번 직위해제 조치는 직권남용일 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날 파업에는 전체 근무대상자 2431명 가운데 49.5%인 1203명이 참가했다. 파업 첫날에는 근무대상자 1669명 가운데 841명이 참가했다. 파업에 참가했다 업무에 복귀한 직원은 첫날 48명, 이날 오전 10시 현재 42명으로 90명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날도 근무자로 편성됐는데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조합원을 모두 직위해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400여 명이 추가로 직위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직위해제의 초강수는 이번 노조 파업이 불법 파업이기 때문에 사규에 따라 경영진 회의를 거쳐 결정됐다”며 “단순 파업 참가자가 직무에 복귀할 경우 직위해제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부산시청 앞,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여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어서 당분간 노사간 강대강 대립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교통공사는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을 투입해 도시철도 1~3호선의 평일 출·퇴근(오전 7~9시, 오후 6~8시)에는 평소대로 운행한다. 평일 나머지 시간대는 평소 70%, 일요일·공휴일은 80% 수준으로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대체인력 피로 누적과 안전 문제 등으로 전동차 운행을 감축할 수밖에 없어 시민 불편이 뒤따를 전망이다. 부산시는 파업 기간에 시내버스 6개 노선에 137대를 추가 운행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해 택시 6500대를 투입하고 있다.

부산=황선윤·강승우 기자 suyohw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