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살리에리」는 뛰어난 궁정음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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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실무근이지만 「모차르트」를 독살한 음악가로 흔히 알려져 있는 작곡가 「안토니오·살리에리」의 희가극과 디스크가 최근 일본에서 발표돼 「살리에리」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윌 동경에서 공연된「살리에리」의 희가극 『먼저 음악을』은 출연자의 좋은 연기와 함께 즐거운 무대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역시 컴팩트 디스크로 나온 대형 희가극『파루스타프』는 18세기 이탈리아풍처럼 경묘·명쾌·유려하다는 관객의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근착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일본에서 최근 「살리에리」의 작품이 자주 거론되는 것은 「살리에리」 와「모차르트」의 관계를 조명한 연극 『아마데우스』(「세퍼」 작)가 1982년 공연됐고 다시 같은 제목의 영화가 1984년 개봉돼 관객을 모으면서 비롯됐다.
『아마데우스』는 「볼프강·아마데우스·모차르트」의 이름에서 따온 것.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살리에리」(1750∼1825)는 1774년부터 빈에서 궁정작곡가·궁정악장등을 역임하는 등 음악가로서의 영예를 누렸었다.
또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등과 각별한 친분관계를 지녔으며 40곡이나 되는 오페라·종교음악·기악곡등을 작곡, 당시의 젊은 작곡가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었다.
그러나 사후 이러한 그의 작가적 역량은 거의 잊혀지고 「모차르트」의 천재적 음악성을 질투해 그를 독살한 음악가로만 알려져 왔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라는 것.
이 독살설에 관해 「푸시킨」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1830년)라는 1막의 시극을 만들었고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이를 오페라로 작곡(1897년)한 적도 있다.
『아마데우스』에서는「모차르트」의 저속한 면도 작품 표면에 노출되어 있는데 극 자체의 발상은 「푸시킨」의 작품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에는 『나는 음악에 일생을 정진해 왔으나 「모차르트」 음악에 필적할 만한 작품을 만들 수가 없다』는 「살리에리」의 낙심과 「모차르트」에 대한 선망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음악을 편애하던 「당시의 궁정인들에게는 「살리에리」의 음악이「모차르트」 음악보다 인기를 끌었는데 『먼저 음악을』은 2백년전 공연시 함께 공연됐던 「모차르트」의『극장 지배인』보다 관객의 반응이 좋았었다고.
아사히 신문에 기고한 도구치·고사쿠」교수(성성대·서양음악사)는 「살리에리」의 작품이 당시 「모차르트」 음악보다 인기를 누린 것은 「모차르튼 음악의 그늘진 부분이나 독특한 전조보다는「살리에리」의 작품이 보다 쉽고 친숙하게 어필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살리에리」에 관해서는 이밖에 「모차르트」의 『마적』공연에 초대되어 절찬한 일, 음악가의 븍지 및 후진 음악가 지원에 진력한 일, 「베토벤」이나 「슈베르트」등의 음악을 정당하게 평가한 일등이 앝려져 있다.
「도구치」교수는 『그러나 「살리에리」의 음악은 어느 것을 견주어도 「모차르트」의 작품에는 미치지 못하며 판단력에 비해 창작 재능은 별로 타고난 것이 못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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