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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최대한 늦춰 경기 회복 지원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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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본색'이 드러났다. 금리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춰 경기 회복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과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본색' 드러낸 옐런 의장 안팎 비난 직면
'정치적''시장신뢰 잃을 것' 지적 잇따라

FOMC는 "금리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업률은 Fed가 완전고용으로 보는 수준에 근접했다(8월 4.9%). 그런데도 매달 20만 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FOMC는 "당분간은 경제가 계속 개선되는 증거를 기다려보기로 결정했다"며 기준금리를 현재의 0.25~0.5%로 동결했다.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선 골대를 옮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성 질문이 쏟아졌다. 마침내 옐런이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오고 있고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은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는 과열돼 있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 경제가 잘 달리고 있지만, 저금리로 경기를 더 확실하게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옐런의 선택은 무한 통화 방출을 선택한 일본과 유럽만큼은 아니더라도 미국 역시 경기 진작을 위한 저금리 대열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것이다. 올 초만 해도 세계 경제는 양적 완화를 고수하는 일본·유럽과 금리인상을 선택한 미국으로 양분됐다. 하지만 이날 FOMC의 선택은 형편 되는 대로 금리를 올려가겠다는 '마이 웨이'의 철회로 봐도 좋다.

FOMC의 전략 수정은 경기 예상표에서도 확인된다.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예상 중간값은 지난 3월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서둘러 금리를 평상시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금리 정상화 의지는 사라진 셈이다.

이 같은 결정에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옐런 의장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며 연준이 신뢰성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리즌즈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주고도 실제로 인상하지 않았다. 이는 시장의 신뢰성을 잃는 결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옐런 의장의 발언은 올해 말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3개월 동안 12월 금리 인상을 불가능하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의 경제상황을 좋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옐런 의장이 고의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은 완전히 정치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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