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기저귀 갈다가 성추행범 된 아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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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녀의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킬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자칫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주(州)에서 부모나 아동 보호자가 15세 미만 어린이와 함께 목욕을 하거나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행위가 아동 성추행으로 기소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 애리조나 주 대법원은 의붓딸의 기저귀를 갈아주다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남성의 항소를 기각했다.

주 대법원이 아동 성추행에 관한 주법(州法)을 근거로 남성의 행위를 아동 성추행으로 확정했다. 해당 남성은 최소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받게 됐다.

주 대법원이 인용한 아동 성추행 법령(the child molestation statute)에 따르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intentionally or knowingly)으로 15세 미만 아동의 성기, 항문, 가슴 등을 만지는 행위는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판결 내용에 15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배설물이 묻은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아이를 목욕시키는 행위가 아동 성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판결에 참여한 일부 대법관도 “부모나 아동 보호자들은 앞으로 신생아의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키다가 자신이 중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랄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다수 대법관은 “부모나 의사 등이 아동 성추행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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