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강남세브란스 400만원 충북대병원 120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A씨가 최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치과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낸 돈은 400만원. 하지만 충북대병원으로 갔다면 120만원만 낼 수도 있다. 두 곳의 비용 차이는 3.3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가 의료기관마다 차이 나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2013~2015년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병원별 비용 차이는 비급여 항목에서 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인실 입원료가 가장 비싼 상급종합병원은 44만9000원의 서울아산병원이었다. 반면 한림대성심병원은 최저 9만원으로 약 5배의 차이를 보였다. 갑상선에 대한 다빈치로봇 수술료는 충북대병원 1500만원, 원광대병원 44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벌어졌다.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 천차만별
갑상선 로봇수술 1000만원 차이

지난해 처음으로 집계된 치과·안과 비급여 진료비도 마찬가지였다. 강북삼성병원에서 라섹 수술을 하려면 최대 240만원이 필요했지만 길병원은 그 절반인 115만원으로 충분했다. 금니 보철료도 삼성서울병원(106만7000원)과 화순전남대병원(17만7000원)의 차이가 6배에 달했다.

현행법상 비급여 진료비 격차를 줄이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정부는 2013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고 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오는 12월부터 병원급 의료기관도 비급여 항목을 공개하는 등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윤 의원은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가격 조정 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2013년(전북대병원 1500만원)과 2015년(충북대병원 1500만원)의 다빈치로봇 수술료 최고액엔 변화가 없었다.

윤 의원은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진료행위 빈도를 추가로 공개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진료비 등 가격 외 추가 공개는 의료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