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왜 이러나…홈페이지 먹통ㆍ늑장 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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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북 경주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만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으로부터 300km 이상 떨어진 경기ㆍ인천 지역에서도 지진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재난 안전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국민안전처의 공식 홈페이지는 19일 오후 8시 33분 지진이 발생한 직후부터 오후 10시까지 1시간 30분 가량 접속되지 않았다.

시민들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대신 국가재난포털이나 기상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진 관련 정보를 찾았지만 눈에 띄는 신속한 정보는 올라오지 않았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지난 12일 오후 8시 44분 규모 5.8의 지진 이후 평상시 대비 수십 배 이상의 트래픽이 몰리면서 3시간 동안 먹통이 된 바 있다.

14일 정부는 재난 발생 시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처 홈페이지 접속자 처리 용량을 80배 가량 높였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 서버의 하드웨어인 코아와 메모리 등을 증설하고, 할당 자원을 안전처 홈페이지 시스템 전용으로 재조정하는 방식이었다.

정부의 대책 발표는 5일 만에 공염불이 됐다.

긴급재난문자도 지진 발생 15분이 지난 오후 8시 48분이 되어서야 발송됐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1 지진 발생 때에는 진앙 반경 150km 이내 지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까지 8분이 걸렸다. 오히려 더 한심한 ‘늑장대응’을 한 셈이다.

지난 여름 '폭염주의' 문자가 시도때도 없이 발송된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9일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지진 관련 재난문자를 전국 규모로 발송할 경우 국민들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어 지진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만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 영향권에서도 재난문자를 받기까지 15분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국민들에게 신속한 재난 정보와 행동 요령을 전달해야할 안전처의 어설픈 대응이 되풀이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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