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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 불안감 증폭…고리원전 비상단계 B급 발령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후 지진이 발생하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오후 8시 45분부로 재난비상 B급(경계)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진 등 재난발생 때 재난 비상단계를 평시(관심), C급(주의), B급(경계), A급(심각)으로 구분에 대처한다. B급 단계는 소속지원 절반 이상이 비상근무를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2일 경주시에서 첫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직원 전원이 근무하는 A급(심각) 단계가 발령됐었다.

고리원전 권기성 차장은 “지난번보다 지진의 강도가 낮아 B급 단계가 발령됐다”며 현재 계획 예방정비를 위해 가동 중지한 고리 2, 신고리 2호기 외에 나머지 고리 1·3·4호기와 신고리 1호기 등 4호기를 모두 정상가동하고 있다” 말했다.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교 측 대응은 빨라졌다. 부산 동구 수정동 경남여고와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고교 등은 지진이 발생하자 곧바로 야간자율학습 중이던 1~3학년 학생들을 곧바로 운동장에 대피시켰다가 모두 귀가 조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주민 최모(35)씨는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는데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창문이 떨리는 줄 알았는데 건물 전체가 흔들려서 지진이라고 느꼈다”며 “경주 지진이 난 지 며칠됐다고 또 지진이 일어나느냐. 지난 지진보다는 강도가 약한 것 같지만 계속 지진이 일어나니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26층 아파트에 사는 조모(48)씨는 “거실 바닥에 있던 7살 아들이 아빠 지진이다고 하는 순간 진동을 느꼈다. 애와 함께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부산해운대구 센텀시티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이모(31·여)씨는 “일하다가 진동을 느껴 깜짝 놀랐다. 불과 며칠 전에 지진 진동을 느껴 이번에도 지진인 것을 직감했다”며 “또 큰 여진이 오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했다.

국민안전처는 지진이 발생하고 15분쯤 뒤인 이날 오후 8시 48분 "오후 8시33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 규모 4.5 지진발생, 여진 등 안전에 주의바랍니다”란 재난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보다 앞서 오후 8시38분 문자 메시지로 ‘20시33분 경북 일대에서 지진발생’했다고 시민에게 알렸다. 부산시는 이어 49분에는 문자메시지로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도 전송했다. 이 요령에는 문을 열어서 출구를 확보하고 가스·전기 등을 차단한다는 요령이 담겨있다. 부산시의 재난통보 메시지는 시민 허락을 받고 보낸다.

부산·울산= 황선윤·위성욱·강승우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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