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생활비 월 288만원 희망…현실은 19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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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퇴직자’들은 은퇴 후 ‘넉넉한 생활비’로 월 288만원을 원하고 있지만, 은퇴자의 실제 생활비는 월 평균 19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대비해 저축한다” 49%
“퇴직한 뒤에도 일하고 싶다” 84%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국민의 은퇴준비 현황과 은퇴 후 생활 등을 조사·분석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25~74세 2271명(비은퇴자 1771명,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재무·건강·활동·관계 영역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이 결과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56점이었다. 은퇴준비지수를 ‘위험’(0~50점 미만), ‘주의’(50~70점 미만), ‘양호’ (70∼100점)로 구분했는데 ‘주의’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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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가구의 평균 생활비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었다. 50대 은퇴 가구는 월 225만으로 생활비가 비교적 많이 들었다. 자녀교육 등으로 지출이 많아서다. 반면 60대는 월 179만원, 70대는 월 145만원으로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는 줄었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은퇴자는 35%였다. 10가구 중 2가구는 평균 6500만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비(非)은퇴자들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월 193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으려면 월 288만원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 은퇴자의 생활비(190만원)보다 많다. 그럼에도 은퇴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비은퇴자의 비율은 49%에 그쳤다. 특히 비은퇴 가구의 12%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중 어느 것도 가입하지 않았다.

현직에 있는 사람과 은퇴자 간 의료비에 대한 생각 차이도 컸다. 예상 노후 의료비로 비은퇴자들은 연 300만원 미만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65세 이상 은퇴자는 의료비로 연평균 360만원을 썼다. 노후 의료비를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비은퇴자는 전체의 5% 수준에 그쳤다.

퇴직 후 계속 일자리를 원하는 비은퇴자는 전체의 84%였다. 은퇴자 중 57%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생활비 마련·생계유지(42%)가 주된 이유였다. 퇴직해도 완전히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반퇴시대’의 도래를 보여준다. 부부 관계는 연령이 높을수록 소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대화를 갖는 부부가 20~30대는 33%였으나 60~70대는 23%였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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