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음·지구·오아시스등 라이선스 레코드사 클래식음반 출반기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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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의 유명한 레코드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클래식 음반을 출반하고 있는 국내 3대 레코드사가 클래식 음반 출반을 게을리하고 있어 음악팬들의 불만이 크다.
서독의 유명 레코드 상표인 그라모폰을 비롯해 영국의 데카·에인절, 미국의 CBS·RCA, 네덜란드의 필립스등 세계 6대 레코드사와 각각 라이선스를 맺은 성음·지구·오아시스 레코드사가 바로 이같은 업체들.
이들은 10여년전부터 라이선스계약을 독점한채『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모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레퍼터리의 10분의1도 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오아시스의 경우 시설 미비로 레코드는 만들지 못하면서 카세트 테이프만 1년에 고작 10여종씩 출반해온 형편이다.
이때문에 음악팬들은 듣고 싶은 레퍼터리를 국내 라이선스 음반으로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으며 간혹 불법적으로 흘러나오는 원반을 구해 듣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8년 그라모폰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데카·필립스와 잇달아 계약을 맺은 성음은 지금까지 레이블당 평균 7백여종의 레코드를 만들어냈다. 이는 그라모폰등이 보유한 레퍼터리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지구와 오아시스의 경우 더욱 심하다.
지구는 지난 10여년동안 고작 3백여종을 출반했으며, 오아시스는 2백여종 뿐이다.
이나마 몇년 전에 내놓은 레코드들은 대부분 폐판돼 시중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음악팬들의 선택 폭은 더욱 좁을 수밖에 없다.
레코드 평론가인 안동림교수(청주대)는『금년이 유명한 지휘자「푸르트벵글러」의 탄생 1백주년이라서 구미 각국은 물론 이웃나라 일본까지도 기념음반을 내느라 온통 법석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레코드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우리나라 레코드사들은「바하」나「모차르트」의 기본적인 레퍼터리마저 제대로 출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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