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공개한 평양 ‘최고급 호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평양의 최고급 호텔로 알려진 ‘양강호텔’에 머문 외국인들이 ‘최악이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영국 일간 메트로는 여행 및 숙박 예약 사이트앱인 ‘트립 어드바이저(TripAdvisor)’를 인용해 북한 호텔의 고객 평가에 대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평양에 있는 8개의 호텔 가운데 관광객들이 리뷰를 통해 가장 많은 악평을 받은 호텔은 양강호텔이다.

1989년 5월 건축된 이 호텔은 평양 만경대 구역에 위치한 14층의 계단식 건물로 330여개의 침실, 식당, 회관을 갖췄다. 대동강과 보통강이 만나는 청춘거리에 위치, 고 김일성 주석이 직접 '양강'이라고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31개의 리뷰를 통해 8개의 호텔 중 7위에 오른 양강호텔은 단 한개의 항목에서도 최고점을 받지 못했고 대부분의 항목에서 '부족하다(poor)‘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 리뷰는 에스토니아에서 여행온 데이비드 템플만이 올해 3월 방문해 남긴 것이다. 그는 별 다섯개중 2점을 주며 온수와 난방문제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에 머물렀던 한 독일 관광객은 “리뷰에서 봤듯이 이곳 호텔들은 서양의 기준으로 만들어 진것이 아니다”며 “내가 머물렀던 방의 침대에는 매트리스가 없었다. 딱딱한 널판지 위에 앏은 쿠션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도도 옛소련 스타일처럼 어둡다”고 덧붙였다.

트립어드바이저가 평양을 다녀온 여행객들 대상으로 점수를 매긴 결과 양강호텔은 7위를 차지했다. 1위는 고려호텔, 2위는 양각도호텔, 3위는 서산호텔 4위는 보통강 호텔, 5위는 해방산 호텔, 6위는 유스호텔, 7위는 양강호텔, 8위는 서산 호텔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고려 호텔은 1985년 문을 연 고려호텔은 45층 높이의 쌍둥이 건물이다. 객실이 510개인 특급호텔로, 평가를 남긴 10명 중 7명이 ‘훌륭하다(Excellent)’ 2명, ‘매우 좋음(Very good)’ 3명, ‘보통(Average)’ 2명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명은 ‘형편없다(Poor)’, 1명은 ‘끔찍하다(Terrible)’ 는 평을 남겼다.

당시 북한을 다녀왔다는 프랑스인은 고려호텔에 대해 “방이 크고 뜨거운 물이 나왔으며 북한의 다른 곳에서 금지된 BBC 같은 채널을 볼 수 있었다. 운동시설과 마사지 받는 곳도 있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는 이용기를 남겼다.

또 한 태국인은 “레스토랑 음식이 좋았고 44층의 회전식당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지만 사진을 찍는 게 허락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밖에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수건이 작다’ 등의 불만도 있었지만 북한의 특수한 현실을 고려하면 대체로 ‘참을 수 있는 정도’라는 분위기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사진 트립어드바이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