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을 돌아다니며 병든 세포에 약 가져다 주는 '나노피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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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피시의 움직임.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보단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 유튜브 캡처]

1987년 개봉작 ‘이너스페이스(Inner Space)’에서 주인공인 다크 펜델톤(데니스 퀘이드)는 초소형화 과정을 거쳐 세포보다 작은 마이크로 잠수정을 탄 뒤 사람 몸 속에 들어간다. 66년작 ‘마이크로 결사대(Fantastic Voyage)’에서 모티를 딴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아주 작은 물체가 인체의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진단을 하거나 병을 고칠 수 있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곧 현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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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잠수정을 모티브로 한 1987년작 `이너스페이스`. 여주인공인 멕 라이언(오른쪽)이 보인다. 라이언은 영화 출연 후 주인공인 데니스 퀘이드와 결혼한다. [사진 위키피디어]

미국 UC 샌디에이고 대학의 연구팀은 자력으로 움직이는 나노피시(nanofish)를 개발해 이에 대한 논문을 나노ㆍ마이크로 전문 학술지 스몰(Small) 최신호에 발표했다.

나노피시는 모래알 100분의1 크기다. 금과 니켈 성분의 몸체들을 은으로 만든 경첩으로 이었다. 외부에서 자력을 공급하면 자석에 붙는 니켈의 성질 때문에 꿈틀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피시가 약물을 실고 원하는 부위까지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그러면 메스를 대는 수술도 할 필요도 없고, 세포 단위의 치료도 가능하게 된다.

연구팀의 리진싱 박사는 “금속 물질이 아닌 생분해 물질로 나노피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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